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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가격 낮추고… K9 ‘승부수’

등록 2014-01-09 20:09수정 2014-01-09 22:49

기아자동차 K9
기아자동차 K9
정몽구 회장 공식행사때 이용
‘고급차’ 이미지 심으려 했지만
K시리즈 차별화 안돼 판매 부진
가격 176만~606만원 인하
기아자동차의 ‘맏형’이 집안을 살리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놨다.

기아차는 9일 플래그십(최고급) 세단 ‘K9’의 2014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최하위급(프레스티지) 트림의 가격을 5000만원 아래(4990만원)로 낮췄다. “중후한 품격과 세련미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 디자인을 다듬고,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와 9.2인치 네비게이션(3.3 모델 이그제큐티브 트림 이상)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도 되레 가격은 낮춘 것이다. 2014년형 K9의 차값은 4990만~7830만원(5종류). 2013년형 모델(6종류·5166만~8436만원)에 견줘도 176만~606만원이나 낮아졌다. 지난달 출시한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4660만~7210만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맏형(최고급 모델)인 ‘에쿠스’의 ‘합리적인 버전’을 표방하며,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려 줄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K9이 이제는 눈높이를 낮춰 에쿠스의 아우 제네시스를 경쟁 상대로 삼는 모양새다.

K9이 자존심을 꺾고 5000만원대 밑으로 가격을 내린 것은 판매 부진에 따른 “특단의 조처”나 다름없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식 행사 때마다 이 차를 이용하며 고급차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K9의 판매 수치는 나날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리 잘 만든 차라고 해도 시장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9은 2012년 5월 첫 출시 이후 7개월 동안 7599대를 판매했다. 월 평균 950대 꼴로, 당초 목표치(월 2000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지난해 1월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최상위급 가격을 290만원 가량 내렸지만, 떨어지는 판매 수치를 끌어올리진 못 했다. 월 평균 419대, 모두 5029대밖에 팔지 못 했다. 특히 지난달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되자, 그 수치는 역대 최소치인 222대까지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의 브랜드 위상이 낮은데다, ‘내가 타는 차=나의 사회적 지위’로 인식되는 우리 사회에서 ‘K7’ 등 아래 차급 모델과의 차별성이 도드라지지 않아 K9이 고급차로 잘 인식되지 않는 탓”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K9은 올 상반기 미국 고급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기아차는 오히려 전년 대비 판매가 4%나 줄었다. 쏘렌토 등 주력 차종이 노후화한데다 신형 쏘울 등의 신차 효과가 크지 않았던 탓이다. 올해도 4분기(신형 쏘렌토)까지 신차가 없는 만큼, K9은 미국 고급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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