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346대 판매로 2년 연속 1위
“연비 좋고 가격 경쟁력 있게 나와”
2위는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연비 좋고 가격 경쟁력 있게 나와”
2위는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2013년도 수입차 시장의 경쟁도 베엠베(BMW) 520d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7일 낸 2013년 수입차 등록통계를 보면, 520d는 모두 8346대가 팔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520d는 2ℓ급 디젤엔진을 장착한 베엠베의 대표적인 세단 자동차로 2012년에도 7485대가 팔리는 등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부분변경 모델인 뉴520d를 새로 출시한 뒤에도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520d의 국내 판매량(8346대)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트랙스, 렉스턴, i40, K9보다 많다.
자동차전문웹진 <글로벌오토뉴스>의 채영석 편집국장은 “베엠베가 520d의 가격을 경쟁력있게 내놨다. 또 디젤이 예전보다 시끄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고, 연비까지 좋다 보니 많이 팔렸다. 베엠베가 그동안 사회적인 기여를 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탄탄히 쌓은 마케팅의 힘도 컸다”고 분석했다.
520d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린 수입차는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이었다. 스포츠실용차(SUV)로 5500대가 팔렸다. 세번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인 E300(4926대)이 차지했다.
업체별 판매 순위도 모델별 판매순과 같았다. 520d와 320d 등 베엠베는 3만3066대를 팔아 지난해(2만8152대)에 견줘 판매량이 17.5% 증가했다. 올해 해치백 모델인 골프 등 전략차종을 내놓은 폴크스바겐은 2만5649대를 판매해 2012년 3위에서 2013년 2위로 뛰어올랐다. 판매량이 39.4%나 증가했다. 2위 자리를 내준 벤츠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 2만4780대를 판매했다.
4위 업체인 아우디(2만44대)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4사의 점유율은 66.16%에 이르렀다. 독일 4사의 약진은 소비자들이 디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비중이 2011년 35.2%였던게, 2012년 50.9%에 이어 지난해에는 62.1%까지 커졌다. 전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15만6497대로 전년(13만858대)에 견줘 19.6%나 성장했다.
반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위주인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은 떨어졌다. 전세계 1위 업체인 도요타는 지난해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와 합쳐 1만2863대 밖에 팔지 못했다. 특히 도요타 브랜드는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31.1%나 판매량이 줄었다. 차종별로 차값을 인하하는 공세를 폈지만 독일 디젤차로 돌아선 수입차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2000㏄ 미만 수입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눈여겨볼만 하다. 지난해 벤츠 A클래스에 이어 6일 아우디가 엔트리급 모델인 A3를 내놓는 등 수입차 업체가 가격 문턱을 낮추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수입차 구매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수입차 통계를 보면 2011년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2000㏄ 미만 수입차의 비중(42.2%)이 2012년 49.9%를 찍은 뒤 지난해(53.5%)에는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수입차가 돈이 있는 사람만 산다는 선입견 같은 게 있었는데, 이제는 일반 소비자도 한번 지르면 살 수 있는것 아닌가 하는 것 같다. 소비자 (선호) 물결이 한번 바뀌면 돌리기 힘든데 무서운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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