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한국토요타 ‘신형 4세대 아발론’,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
27일은 벤츠 ‘뉴 S클래스’ 시판
업계쪽 “법인차 신규 수요 노려
소형차-대형차 시장 양극화돼” 고급 대형 승용차들이 몰려온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대표적 대형 승용차들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된다. 이들에 앞서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독일 베엠베(BMW)가 각각 아발론과 뉴 5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어, 연말 국내 고급 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의 대표주자인 현대차는 26일 신형 제네시스를 공개한다. 2008년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이후 5년만에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을 모두 바꾼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업그레이드된 첫 작품이다. 현대차 승용차 최초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에이치트랙(HTRAC)을 장착해, 눈길과 빗길에서도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녹색지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혹한 코스를 자랑하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 검사를 거치는 등 유럽 명차들과 붙어도 자신 있다며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로 국내에선 4000만~6000만원대 사이 고급차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 성장세를 견제하고, 해외에선 유럽 출시를 시작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26일 출시 행사에서 직접 신형 제네시스를 소개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신형 제네시스 출시 바로 다음 날(27일)엔 독일 수입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가 ‘더 뉴 S클래스’를 시판한다. 신형 S클래스는 2005년 출시된 5세대 모델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벤츠의 플래그십(대표) 모델이다. 국내에는 100대 한정으로 특별 생산되는 ‘더 뉴 S500 롱 에디션 1’을 포함해 총 6가지 라인업이 출시된다. 최첨단 주행보조시스템과 안전시스템이 결합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는 개념이 새롭게 도입된 게 특징이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개념이 반영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조향 어시스트와 스톱&고 파일럿이 포함된 디스트로닉 플러스, 교차로 어시스트가 장착된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 보행자 인식 기능이 적용된 프리-세이프 브레이크 같은 안전 기술과 운전자 보조 기술을 담고 있다. 가격은 1억2290만~2억130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S클래스 출시 행사에도 디터 제체 벤츠 회장이 참석한다. 제체 회장이 한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계에서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한국이 4번째로 S클래스가 많이 판매되는 곳인 만큼,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다. 앞서 한국토요타가 지난 10월 내놓은 신형 4세대 아발론도 대형 승용차 중 하나다. 신형 아발론은 미국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성장한 인기 차종이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켈리블루북에 이어,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ALG)가 선정하는 ‘잔존 가치상’에서 대형 승용차 부문 최우수 모델로 잇따라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4세대 아발론의 4개 트림(차급) 중 최고급 사양인 ‘리미티드’를 기반으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등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춘 고급 편의사양을 갖췄다. 한국토요타는 이를 통해 국산 대형 승용차와 직접 경쟁하는 등 그동안 한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와 S클래스, 아발론은 가격 등에서 직접 경쟁 차종이 아니지만, 한동안 부진했던 국내 고급 대형 승용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고급 대형차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올해 상반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상반기엔 벤츠 A클래스 등 프리미엄 소형차나 연비 등 경제성을 중시한 자동차 출시가 대세를 이뤘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에 고급 대형차 출시가 몰리는 건 각 회사의 임원 인사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법인차 신규 수요를 노린 출시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중형 승용차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경제 상황마저 악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소형차와 대형차로 시장이 양극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