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흑자 달성 발표에도
‘인력 수급계획’ 한마디 언급 없어
‘뉴 코란도 C’ 인기몰이 물량 달려
인력부족·노동강도 호소 목소리
‘인력 수급계획’ 한마디 언급 없어
‘뉴 코란도 C’ 인기몰이 물량 달려
인력부족·노동강도 호소 목소리
“쌍용자동차 이사회는 해고자 복직 등 인원 충원 계획을 내놔라.”
30일 오전, 서울 역삼동 쌍용자동차 서울사무소 앞에 모여든 쌍용차 해고자 등 10여명의 외침이었다. 이들은 이날 쌍용차 이사회에서 2014년도 생산 계획과 이에 따른 인력 수급 계획 등이 논의될 것이란 얘기를 듣고 회사 앞으로 몰려왔다. 이유일 사장이 지난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해고자를 포함한 희망퇴직자의 복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이사회에서 그 노력의 실체가 무엇인지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였다.
회사는 이날 오후 “지난 2분기, 6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7억원(당기순이익 15억원)을 달성하는 등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실적을 발표했다. 덕분에 3분기 누계 영업손실(136억)도 지난해 같은 기간(667억)보다 79% 이상 감소하는 등 재무 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회사 쪽에선 “‘뉴 코란도 C’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계약대수가 7000여대에 이르고, 9월 말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전세계 런칭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성장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가운데, 2015년도 초 선보일 1600㏄급 소형 스포츠실용차량(SUV) ‘X-100’을 생산하기 위해선,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생산라인 준비가 시작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복직 등 인력 충원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요소들이다.
기대와 달리 이날 이사회는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복직 등 인력 수급 계획에 대해 그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내년 생산 물량이 확정된 뒤에야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내년 생산 물량이 확정된다고 해도 가까운 시일 안에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이 사장이 대내외적으로 밝혀온 내년도 생산 목표는 16만~18만대 수준이다. “16만대 수준에선 (인력을 충원해) 2교대제로 돌리기가 어렵다”는 게 회사 쪽 얘기다. “2015년 X-100이 나와야 겨우 1라인 정도를 2교대로 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현재 쌍용차의 직원 수는 한창 때의 70%선인 4800명 수준이다. 뉴 코란도 C를 생산하는 1라인의 경우, 주 4회 잔업(3시간씩)에 토요일 특근(8시간)까지 해도, 40일 이상 차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 자연히, 인력 부족과 높아진 노동 강도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정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미 현재 인원과 생산 방식으로는 (올해 목표인) 14만대 생산을 하는 것도 무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인기 차종인) 뉴 코란도 C는 물량이 없어 팔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2교대를 하든 인력 충원을 하든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회사나 노조(기업노조) 쪽에선 당장 뉴 코란도 C의 인기만 믿고 무턱대고 인력 충원에 나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내수가 뒷받침돼서 어느 정도 유지는 하고 있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불분명하다”는 게 이유다. 2000년대 후반, 체어맨 출시 당시 ‘장밋빛’ 전망만 갖고 인력을 충원했다가 ‘계획 정지’(직원들이 출근은 해도 작업을 하지 않는 것)를 했던 경험은 비관적 전망에 힘을 더한다. 당분간은 뉴 코란도 C 외엔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신차 출시 계획은 물론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예정도 없다. 인원 충원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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