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신차3종 출시
‘일류 브랜드’ 도움닫기
‘고급 세단’ 신형 제네시스 상시 사륜구동…눈·빗길 안전
벤츠·BMW보다 충돌에 강해
‘패션차’ 올 뉴 쏘울 천장·휠 색상 변경 30가지 조합
블라인드 테스트 참가자 70% 선택
‘디젤’ 아반떼 연비 낮지만 출력은 골프와 비슷
스마트키·풀 오토에어컨 편의사양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신차를 출시하며 독일 자동차 브랜드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의 성장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면, 일류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독일차 수준의 성능 및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과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수입차들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판매 비중이 높은 독일 차를 견제하는 성격도 짙다.
기아 올 뉴 쏘울, 베엠베 미니쿠퍼, 현대 아반떼 디젤, 폴크스바겐 골프.(위부터)
■ 신형 제네시스 대 벤츠 E클래스·베엠베 5시리즈 “우리의 모든 기술을 집약해 만든 최첨단 럭셔리 세단으로, 유럽의 명차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차다.” 지난 24일(독일시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음달 출시되는 ‘신형 제네시스’를 가리켜 한 얘기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내년께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에 진출할 예정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유려한 역동성)가 업그레이드된 첫 작품이다. 승용 세단 최초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에이치트랙(HTRAC)을 장착해, 눈길과 빗길에서도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런 신형 제네시스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차량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와 베엠베(BMW) ‘5시리즈’다.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사전설명회에선, 신형 제네시스가 현대제철이 제네시스 전용으로 만든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한 덕분에 “차체 비틀림과 굽힘 등에서 유럽 경쟁차 대비 38% 우수한 수준”이고, “스몰 오버랩 충돌실험(운전자 쪽 전면부 25% 충돌 실험)에서도 벤츠나 베엠베가 받지 못한 ‘우수’ 등급을 받았다”(양희원 차체설계실 이사)는 비교·강조가 계속 이어졌다.
■ 쏘울 대 베엠베 미니쿠퍼 지난 22일 출시된 기아차 ‘올 뉴 쏘울’은 베엠베의 ‘미니쿠퍼’를 경쟁 상대로 꼽았다. 배기량과 출력, 가격 등 여러 면에서 비교 대상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두 차 모두 “개성있는 디자인이 큰 장점”(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니가 성능·형태·색상에 따라 1만개 이상의 조합이 가능한 차라면, 쏘울은 천장 색상을 달리하는 투톤 컬러와 휠 색상을 3가지(빨강·회색·검정)로 바꿀 수 있는 ‘체인저블 휠 컬러’ 등으로 30개 이상을 조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쏘울이 미니쿠퍼에 비해 결코 상품성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출시 전, 자동차 동호회 회원 150명을 대상으로 쏘울과 미니쿠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인테리어에선 70% 이상의 참가자가 쏘울을 선택했고, 주행 테스트에서도 75%가 쏘울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 실장은 “국산차와 수입차의 상품성 격차는 이제 없다. 비교 시승 기회를 많이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반떼 디젤 대 폴크스바겐 골프 현대차는 지난 8월 ‘더 뉴 아반떼 디젤’을 출시하며, “디젤은 독일 차라는 상식을 뒤집는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중 65.5%(9월 기준) 이상이 디젤 차량인 점을 따져, 국내 시장 방어를 위해 14년간 베스트셀링 모델인 ‘국민차’ 아반떼를 출격시킨 것이다. 아반떼 디젤이 도전장을 내민 상대는 폴크스바겐의 골프다.
현대차는 아반떼 디젤의 연비가 16.2㎞/ℓ로 폭스바겐(18.9㎞/ℓ)보다 10% 정도 낮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등 차의 힘을 좌우하는 스펙 면에선 아반떼(최고출력은 128마력, 최대토크는 28.5㎏·m)가 골프(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25.5㎏·m)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반떼 디젤은 가격(1595만~2180만원) 경쟁력 면에서도 골프(2990만원)를 앞선다. 특히 버튼시동 스마트키나 열선 스티어링 휠, 풀 오토에어컨 등은 동급 수입차에는 없는 기능들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