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3 아르앤디(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연구원들이 직접 고안하고 제작한 신개념 이동수단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미래 자동차’ 경연 대회
핸들 없는 차 등 10개차 선보여
핸들 없는 차 등 10개차 선보여
버튼을 누르자, 자동차 앞 유리창이 불투명한 게임용 ‘대형 모니터’로 변신했다. 그 위로 ‘F1 레이싱카’ 게임이 떴다. 자동차 액셀레이터를 밟고 핸들을 돌리자 화면 속 차도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따라 움직였다. 브레이크를 밟자 같이 멈춰섰다. 자동차가 순식간에 ‘나만의 게임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장에선 “우와~” 소리가 터져나왔다.
10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소개된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다. 진대성 연구원 등 6명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운행 정보가 자동차나 전면 유리에 나타나도록 설계된 전방 표시 장치) 기술과 차량 내 신호 등을 응용해 ‘리얼 레이싱 인 현대’란 이름의 아이디어 제품을 내놨다. 자동차 게임 동호회 회원 등 20~40대 100명을 설문조사해 ‘내 차 안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차값이 비싸지더라도 구매하겠다’는 의견을 듣고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리얼 레이싱 인 현대는 이날 열린 현대차그룹의 ‘2013 아르앤디(R&D)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연구원들이 직접 고안하고 제작한 신개념 이동수단 10가지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근거리 통신 제어가 가능한 1인 운송수단(E.U.M), 소인증 장애인을 위해 핸들과 페달 없이 손(장갑)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글로브), 고령자 등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주행·보행 로봇(하이언맨) 등이 그것이었다. 생활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로봇 모션 제어 기술, 스마트 그리드 기술, 운전자 인식 기술 등을 적용했다.
이 이동수단들은 모두 지난 4월 현대차의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접수된 62건의 아이디어 중 추려진 본선 진출작들로, 연구원들이 5개월 동안 직접 실물로 제작했다. 특히 올해는 ‘고객 소망 들어주기’라는 주제를 선정해, 고객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이동하면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관찰한 후 발견한 고객의 불편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현대차 쪽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통해 자동차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고객 지향을 추구하여 ‘평생 동반자’의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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