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페레스가 탄 매클래런(맥라렌)팀의 머신이 6월30일 영국에서 열린 F1 경주에서 정비창에 들어와 정비를 받고 있다. F1 코리아그랑프리 조직위원회 제공
‘F1 2013’ 오늘 전남 영암서 개막
르노·벤츠·포드 등 유명 차업체
엔진 비롯한 기술력 공급하며
6억명 시청자에 브랜드 마케팅
르노·벤츠·포드 등 유명 차업체
엔진 비롯한 기술력 공급하며
6억명 시청자에 브랜드 마케팅
시속 300㎞ 이상 달리는 머신(F1 경주용 자동차)은 자동차 기술의 총아다. 5.615㎞의 서킷을 55바퀴 달려 1등으로 들어온 머신에 달린 기업의 로고는 세계 1위를 꿈꾸는 기업 욕심의 상징이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이잉.’ 4일 연습 주행을 시작으로 전남 영암에서 포뮬러원(F1) 2013 코리아그랑프리가 개막된다. 세계 정상급 경주자동차 11개팀은 6일 결승전을 통해 가장 빠르고 날랜 차가 누구인지 판가름을 낸다. 세계 188개국, 6억명의 시청자 앞에서 어느 차가 최첨단 기술력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자동차에 열광하는 소비자를 향해 대놓고 비교하는 마케팅의 황금 시장에서 세계 자동차 업체의 기술력은 에프원에 집중된다. 자신의 엔진을 공급받은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고성능의 엔진을 공급하는 것이다. 르노는 지난 대회 챔피언인 인피니티 레드불 레이싱팀에 엔진을 공급한다. 2.4ℓ급 브이(V)8엔진인 아르(R)27은 레드불 뿐만 아니라 캐터햄, 로터스 등 24대 참가 머신 가운데 8대에 공급된다고 르노삼성은 밝혔다. 캐터햄팀과 로터스팀은 특히 이번 그랑프리에서 처음으로 르노의 이름과 엠블럼 대신 한글로 쓰여진 르노삼성의 이름과 엠블럼을 달고 영암 서킷에 뛰어든다.
기술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상용화로도 이어진다. 에프원을 포함해 세계 자동차 경주에서 5000회 이상 우승한 페라리는 머신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양산 자동차에 적용시킨다. 제동 때 버려지는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모터를 돌려 힘을 내는 ‘KERS’ 장치가 대표적 예다. 페라리는 이 기술로 만든 신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카가 963마력의 힘을 내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에 견줘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벤츠와 포드도 에프원 경주팀에 엔진을 공급하며, 혼다도 내년 터보엔진 허용에 따라 2015년부터 경주에 뛰어든다고 올해 5월 밝혔다.
에프원 외에 다른 모터 스포츠에서도 자동차 업체들의 활동은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독일에 세우고,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모터 스포츠는 자동차 브랜드의 기술력 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경주의 양대산맥인 월드랠리챔피언십에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양산차 경쟁 브랜드인 시트로엥 등이 출전 중이며, 올해 폴크스바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트로엥 디에스(DS)3 랠리차는 올해 월드랠리챔피언십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디에스3는 국내에서 경주용 차량의 디엔에이(DNA)를 가지고 있다고 광고된다.
아우디는 혹독한 경주로 유명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통산 12회 우승 등 트로피를 휩쓸고 있다. 아우디는 경기 출전 때마다 세계 최초 직분사 터보 가솔린과 디젤 엔진,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 등을 적용한 경주용 차를 내보내 양산 가능성을 입증해 왔다고 밝혔다. 올해 ‘르망 24시간’ 대회에서도 아우디는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우승을 차지해 상용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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