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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눈길 끄는 디자인에 소음 적은 가속
비포장 모드 등 한국선 체험 어려워

등록 2013-09-30 20:11

랜드로버 ‘이보크’ 타보니
외모가 아름다운 이성을 만났을 땐 선입견이 발동하기 쉽다. 성격은 매우 까칠할 것이라든지, 아니면 겉이 화려하니 속은 채워지지 않았을 것이란 그런 생각 말이다. 최근엔 이른바 ‘엄친아’(엄마 친구의 아들)라고 모든 것을 갖춘 이도 있다지만, ‘콤플렉스’ 탓인지 선입견은 버리기 쉽지 않다.

랜드로버의 스포츠실용차(SUV) ‘이보크’는 그런 차였다. 디자인이 참 예쁘다. 집 앞에 주차해놨더니 지나가던 사람이 무슨 차냐고 물어보고, 간만에 만난 선배도 한참 동안 차 디자인을 뜯어보며 호기심을 표한다. 이보크는 2012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월드카 오브 더 이어’ 조직위원회가 선정하는 ‘2012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상을 수상한 차다.

그래도 확인해보자. 선입견이 있다고 해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길 거부하는 남자는 없다. 지난 28일 이보크를 끌고 서울과 세종시를 오갔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이보크는 예쁘장한 외모 대신 힘을 보여줬다. 제한 속도인 시속 110㎞에 오르기는 무척 쉬웠다. 이날 탄 이보크는 2.2 디젤터보엔진을 달고 있다. 최고출력 190마력에 최대 토크는 42.8/1750(kg.m/rpm)이다. 2000rpm이 되기 전에 최대 토크가 나오니, 속도계는 막 올라가도 가속페달은 무척 가벼워 운전하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인 건 힘도 힘이지만, 실내가 차분하다는 것이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는데도 뒷좌석에 동승한 선배는 “속도가 그렇게 올라간 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장착된 고급 오디오 ‘메르디안’은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뒷좌석 윗부분까지 시원하게 열리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천장이 탁 트이는 것 같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 차는 정통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자동차 회사인 랜드로버에서 나온 차다. 이보크는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사막 등 노면 상황에 따라 5가지 모드를 선택해 운전할 수 있다. 이날 이런 기능을 시험해볼 기회를 갖진 못했지만, 국외 유명 자동차프로그램인 비비시(BBC)의 ‘톱 기어’를 보면, 이보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주변의 자갈길뿐만 아니라 모래사막 위도 거뜬히 헤치고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건설 사업에 국가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한국은 시골까지 이미 포장도로가 깔릴 만큼 깔린 상황이다. 집과 직장만 왔다갔다하며 포장도로를 달리기엔 8000만원 안팎의 이보크 가격이 아까울 수 있다. 또 뒷좌석이 생각만큼 넓지 않다. 뒷좌석엔 2명이 타는 게 적당하다. 뒷좌석 문 위에 손잡이도 없어, 차가 덜컹거릴 때 잡을 게 마땅치도 않은 것도 신경쓰인다. 낮은 차량 높이 탓에 뒤쪽을 볼 수 있는 시야도 좁은 편이다. 사이드미러도 다른 차에 견줘 뒤쪽에 붙은 느낌이라, 처음엔 운전석에서 뒤를 확인하는 게 익숙지 않다.

연비는 11.9㎞/ℓ(복합기준)다. 가격은 7390만원~8890만원으로 비싸다. 올해 판매대수는 8월까지 582대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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