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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르노삼성, 닛산 차 위탁생산 본격 채비

등록 2013-09-30 20:04수정 2013-09-30 21:10



로그’ 후속모델 생산 양해각서
내년 하반기부터 북미 수출키로
단순 ‘하청공장’ 전락 우려 일어

르노삼성 자동차가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닛산 자동차 물량 일부를 위탁 생산하기로 30일 닛산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난해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경영난에 빠졌던 르노삼성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생산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날 닛산의 북미지역 총괄 콜린 닷지 부회장과 르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질 노만 부회장,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갤러리에서 협약식을 맺었다. 2014년 하반기부터 5년간 부산공장에서 닛산의 컴팩트 스포츠실용차(SUV) ‘로그’의 차세대 모델을 해마다 8만대씩 생산해 북미지역으로 수출한다는 내용이다.

새 로그는 닛산 미국 공장에서 올 10월부터 생산이 시작되며,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준비를 거쳐 내년 하반기께 생산을 개시한다. 닛산은 새 로그의 평가가 좋아 닛산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10%선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닛산은 물량 확보를 위해 미국 공장을 증설하는 대신 가동률이 떨어진 부산공장을 택했다. 르노삼성은 이를 위해 2억달러를 들여 생산라인과 부품 공급망을 정비했다.

질 노만 부회장은 “부산공장은 전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북미 시장에 가깝고, 한국이라는 국내 시장을 갖고 있다. 오늘 협약을 통해 르노삼성이 전세계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부산지역 협력업체에 연간 6000억원의 매출을 가져다주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두운 측면도 있어 보인다. 새 로그 생산이 확정됨에 따라 르노삼성은 처음으로 다른 기업이 개발한 모델을 생산만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반대로 올해 말 르노삼성이 오랫만에 내놓은 새 모델인 소형 스포츠실용차 큐엠(QM)3는 국내 생산이 아닌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온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단순 ‘하청(OEM) 공장’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생산성에 따른 물량 이전 가능성도 있다. 콜린 닷지 부회장은 새 로그 생산 물량에 대해 “미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부산 공장에서 품질이 안좋거나 비용에 문제가 생길 때 문제가 되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프로보 사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르노삼성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공장의 첫 역할은 한국 시장에 차를 공급하는 것이다.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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