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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자동차의 과거·현재·미래가 흐르는 ‘시간의 방’

등록 2013-09-16 20:02수정 2013-09-16 20:43

아우토슈타트 내 자동차박물관 ‘시간의 방’.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아우토슈타트 내 자동차박물관 ‘시간의 방’.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폴크스바겐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
빨간색 ‘포르셰 911’. 최고속도 210㎞에 130마력의 엔진을 달았다. 10여년 전 스포츠카가 아니다. 47년 전인 1966년에 만들어진 자동차다. 1977년식 폴크스바겐 골프 1세대도 있다. 50마력의 ‘미약한’ 힘을 가진 이 모델은 이후 세계적으로 3000만대가 팔렸다. 이밖에 차체 밖에 바퀴가 있던 모양에서 차체 안으로 바퀴를 집어넣어 실내 공간을 혁신적으로 넓힌 첫 자동차도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의 홍보담당자는 이곳을 “자동차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라고 소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독일 중부지역 공업도시인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autostadt)를 찾았다. 유럽 교통의 중심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3시간 거리. 이곳엔 폴크스바겐이 4억3000만유로(2000년 준공 당시)를 투자해 만든 박물관, 브랜드별 전시관, 새 차 출고장 등이 있다.

이곳은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자동차 업체의 혁신을 보여주는 장소다. 폴크스바겐의 사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박사는 1994년 아우토슈타트 건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폴크스바겐은 당시 경기 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대량해고의 위험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는 소비자를 향한 새로운 ‘소통 방식’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소비자가 출고된 자신의 새 차를 직접 받으면서, 자동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아우토슈타트를 2000년 개장했다. 고객의 30% 이상이 현재 이곳을 찾으며, 매해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곳을 다녀간다. 단순히 자동차를 파는 것에서 벗어나 문화를 팔고 있다. 홍보담당자는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17명의 가족이 함께 와서 차량 2대를 박수치며 인도해간 경우도 봤다”고 했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술의 혁신은 폴크스바겐 차이트하우스(시간의 방)에서 확인된다. 자동차 박물관인 이곳은 1880년대 자동차부터 현재의 슈퍼카까지 전시돼 있다.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들의 엔진 개발과 디자인의 진화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최근 폴크스바겐이 내세우고 있는 차세대 통합플랫폼 전략 역시 켜켜이 쌓인 역사 속에서 나왔음을 짐작게 한다. 폴크스바겐은 차급이 다른 모델도 부품을 공용할 수 있는 플랫폼 MQB(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를 개발해 세계 1위를 노리는 회사다.

아우토슈타트 내 카타워.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은 카타워 2곳에서 대기한 뒤 출고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완 기자
아우토슈타트 내 카타워.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은 카타워 2곳에서 대기한 뒤 출고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완 기자

1880년대 차부터 현재 슈퍼카까지
엔진 개발·디자인 진화 한눈에
해마다 200만명 넘는 관광객 찾아

인근 위치한 볼프스부르크 공장
천장으로 차량 이동시키며 조립
95% 자동화…하루 3500대 생산

혁신은 아우토슈타트 바로 옆에 위치한 공장에서 현실화된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공장 옆에 조성된 인공운하 ‘미텔란트 운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 볼 수 있다. 차세대 통합플랫폼을 처음 도입한 신형 골프 생산라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차체를 찍어내는 프레스 공정만을 둘러봤다.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외관은 오래된 공장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세계 2차대전 이전인 1938년부터 공장이 있었다. 실내엔 최신식 시설로 가득 차 있었다. 프레스 공정은 대부분 자동화된 기계로 진행됐고, 노동자들은 철판을 이동하는 일 등만 하고 있었다.

또 노동자들이 손수 조립 작업을 하는 라인에는 ‘텔레스코픽 암’이 설치돼 있다고 했다. 텔레스코픽 암은 일반 조립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과 달리 차량을 천장에 매단 채 이동시킨다. 노동자들이 작업하기 쉽게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좌우로도 기울일 수 있어 제품 불량률을 줄인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생산 라인의 95%를 자동화했다고 밝혔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3교대 24시간 체제로 공장이 가동돼, 5만4000여명의 인원이 하루 35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 9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개막을 앞두고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를 추구한다면 단순히 자동차의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을 이야기할 수 없다. 에너지의 생성부터 자동차 생산과정, 공장 환경, 그리고 자동차가 수명을 다했을 때의 재활용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는 폴크스바겐그룹의 책임이기 때문에 대중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공장을 돌리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부터 자동차를 만들어 전달하는 출고장까지 함께 있는 아우토슈타트는 이런 자동차 기업의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볼프스부르크/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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