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3 쿱’
기아차 ‘K3 쿱’ 타보니
‘작은 고추가 맵다!’
기아자동차가 최근 내놓은 ‘K3 쿱’은 이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될 듯하다.
K3 쿱은 지난해 말 출시된 K3의 파생 모델이다. 기아차가 ‘포르테 쿱’ 이후 4년 만에 출시한 쿠페(2도어 세단) 모델이다. “포르테 쿱의 차별화된 스타일엔 만족하면서도 성능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던 소비자들을 위해 꽤 공을 들인 ‘리얼 쿱’(진짜 쿠페)”이라는 게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의 말이다.
K3 쿱이 성능 강화를 위해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 ‘터보 엔진’이다. 기아차는 1.6 감마 지디아이(GDI) 엔진 외에도 1.6 터보 지디아이 엔진을 단 트림을 추가했다. 터보 엔진은 터보차저(과급기)를 달아 인위적으로 더 많은 공기를 불어넣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공기와 연료를 혼합해 폭발시킬 수 있어 파워가 막강하다. 같은 쿠페 차종인 현대차 벨로스터의 경우, 터보 엔진을 장착한 트림(터보 D 스펙, 2280만원)이 전체 판매량의 5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아차는 승산이 있다고 봤다.
5개월 전 한지붕 아래서 나온 ‘아반떼 쿠페’(현대차)와 비교를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 선택이다. 아반떼 쿠페는 2.0 누우 지디아이 엔진을 달아 ‘배기량’을 높이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터보냐, 배기량이냐.’ 지난 9일 경기도 파주에서 장흥까지 왕복 100㎞를 시승하는 동안, 이 선택을 중점에 두고 체크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K3 쿱의 선택이 더 돋보이는 듯했다. K3쿱의 경우, 1.6ℓ의 적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 kg·m을 자랑한다. 실제로 차를 달려 보면, 기아차가 내세우는 “2.5ℓ 같은 1.6ℓ 엔진”이라는 말이 과장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최대토크가 분당 엔진회전수(RPM) 2000 이하일 때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굳이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쭉쭉 잘 나간다. 4000을 훌쩍 뛰어넘는 아르피엠에서 최대치(21.3kg·m)의 힘을 발휘하는 아반떼 쿠페보다 안락하고 힘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아반떼 쪽이 더 민첩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저속에서도 디젤차를 탄 듯 묵직한 느낌을 주는 K3 쿱은 스티어링 휠이 좀 무겁다는 느낌을 준다.
디자인 면에선 여전히 보강할 게 많은 느낌이다. K3 대비 25㎜ 전고(1410㎜)를 낮춘 점, ‘프레임리스 윈도’를 달아 창문을 끝까지 내리고 문짝을 열면 마치 컨버터블 스포츠카처럼 날렵한 느낌을 주도록 만든 데는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ㅡㅡ’ 자 눈을 한 후미등과 밋밋한 사각 형태의 뒤태는 쿠페의 역동성을 반감하는 요인이다.
가격은 아반떼 쿠페(1645만~1995만원)보다 다소 비싼 2070만~2290만원대다. ‘300만원’의 가격 차가 준중형차급 쿠페를 원하는 소비자를 얼마나 움직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파주/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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