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자동차

“일단 타보시라니까요” 비교시승 마케팅 열기

등록 2013-07-22 21:05수정 2013-07-23 15:33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자동차 비교시승센터에서 최근 열린 ‘직장 동료와 함께하는 현대차 vs 수입차 비교시승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자동차 비교시승센터에서 최근 열린 ‘직장 동료와 함께하는 현대차 vs 수입차 비교시승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전국 9곳에 시승센터
기아차도 드라이빙 센터 열어
“수입차에 대한 환상 깨겠다”
직접 타본 뒤 선택할 수 있게

경쟁차 구입 3개월 미만 고객 대상
르노삼성도 시승체험 마케팅
‘일단 타보고 얘기하자고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시승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브이아이피(VIP) 고객이나 자동차 전문가 등을 초청하는 일회성 시승을 뛰어넘어, 다른 차종과 비교 등 잠재 고객들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체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승 마케팅은 2000년 이후 본격화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초기엔 주로 업계 후발(하위) 주자들이 ‘존재감’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평이다. 지엠대우(현 한국지엠)가 출범 초기인 2003년 세계 최초로 1000명에게 1년 동안 자동차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파격적인 시승행사를 펼친 게 대표적이다. 신청자만 45만명에 이를 정도로, 당시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1년 뒤, 지엠대우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기업 브랜드 이미지는 높아졌다는 게 현 한국지엠(GM) 관계자의 말이다. “워낙 시장점유율이 낮은데다, 대우차라면 ‘에어컨만 잘 나오지, 연비는 형편없다’는 선입견까지 있었다. 새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강력한 이미지 변신이 필요했다. 판매로 크게 연결되진 않았지만, 당시 시승 행사가 큰 도움이 됐다.”

초기 시승 마케팅이 후발 주자의 존재감 살리기였다면, 최근엔 선두·후발 주자를 가리지 않고 너나없이 시승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내수 시장의 침체와 가격을 크게 내린 수입차들의 진격 속에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벽 쌓기 성격이 강하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기아차가 막강한 ‘화력’을 내세워 공격적 시승 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과 목동, 경기도 분당, 부산, 대구 등 전국 9곳에 비교시승센터를 열었고, 기아차도 지난달 서울 압구정동 사옥에 강남 드라이빙센터를 개장했다. 센터에는 메르세데스 벤츠(E300)와 베엠베(BMW 528i, 740i, 미니쿠퍼), 도요타(캠리, 렉서스), 폴크스바겐(골프) 등 잘 나가는 수입차들을 구비해뒀다.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쏘나타, 벨로스터, i30(이상 현대차), 기아차의 K시리즈 등과 번갈아 타본 뒤 선택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품질로 ‘맞짱’ 뜰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유지비도 많이 들고, 자칫 수입차를 홍보해주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는 비교시승센터 운영에 나선 것은 “수입차에 대한 환상을 깨고 국산차가 오히려 우수하다는 소문을 내기에 유리한 대표적인 게 체험 마케팅”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대차가 지난 1년 동안 비교시승센터을 운영해본 결과, “수입차로 돌아서려고 했던 고객 중 30%의 발길을 되돌렸다”는 게 현대차의 평가다. 한 달 평균 483명, 모두 5800명이 수입차와 비교시승을 했는데, 이 가운데 31%(1798명)의 고객이 현대차를 샀다. 현대차를 타보고도 수입차를 산 고객(702명)의 2배가 넘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승을 해본 고객 상당수가 독일차 특유의 안정적 주행감에 대해선 호평하는 분위기지만, 딱딱한 승차감과 이로 인한 피로감 등에 대해선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고급 편의 장비 면에서 대체로 국산차가 월등히 우수하다는 점이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현대차는 비교시승 행사를 ‘직장 동료와 함께하는 2박3일 수입차 비교시승’ 이벤트 등으로 가지치기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비교시승이 가능한 드라이빙센터를 내년 말까지 전국 18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수입차를 겨냥한 비교시승에 나섰다면, 후발 주자인 르노삼성은 국내 경쟁사들을 겨냥한 비교시승 마케팅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경쟁사의 준중형 차량을 산 지 3개월이 안 된 이들에게 3일간 자사의 에스엠(SM)3를 시승할 기회를 준 뒤, 에스엠3가 낫다고 판단하면 기존 차량을 팔고 에스엠3 신차로 교체할 수 있게 해주는 ‘에스엠3 333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승 이후 차량 교체를 원하는 고객에겐 기존 보유 차량을 중고차로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에스엠 신차 값과 기존 차량 판매가격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최대 300만원까지 보조해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낡은 차를 타다가 새 차를 타면 당연히 더 좋아 보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새 차를 산 지 얼마 안 된 고객들에게 에스엠3를 선보이는 건 그만큼 제품에 자신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한줄로 세워 놓고 일제히 총검으로…” 동학 농민군 학살 일본군 일기 첫 공개
P&G의 새 CEO는 출근하자마자 차기 CEO 찾더라
“벤츠와 소나타, 번갈아 타보고 사세요” 비교시승 마케팅 열기
비행기 착륙 지연시킨 애완견…환승 때 뛰쳐나와 활주로 질주
[화보] 남미 출신 교황의 첫 남미 방문…브라질 국민들 열렬한 환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1.

기업은행 240억 규모 금융사고…금감원 다음주까지 현장검사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2.

‘6조’ LG CNS 기업공개…또 ‘중복상장’ 논란 일 듯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3.

10년 만의 단통법 폐지됐지만…보조금 경쟁 ‘뜨뜻미지근’ 이유는?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4.

‘상용화 멀었다’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주식 40% 폭락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5.

6일의 설 연휴, 고속도로·공공주차장 무료로 열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