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신형 골프
7세대 신형 골프 타보니
“프리미엄의 민주화다.”
2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폴크스바겐 골프 시승행사. 폴크스바겐의 개발 담당 이사회 임원인 울리히 하켄베르그 박사는 영상을 통해 ‘골프’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급 자동차를 타야만 맛볼 수 있는 성능을 대중이 함께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폴크스바겐(Volkswagen·독일어로 ‘국민차’란 뜻)이 추구하고 있는 바일지 모른다.
한국에서 ‘마이카’ 시대는 1990년대 찾아왔다. 노동자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프라이드·엑셀 등 소형차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부 특권층만 소유했던 자가용이 널리 보급되면서, 고속도로는 명절 때마다 ‘교통 대란’을 겪어야 했다.
자동차 문화마저 ‘민주화’된 것은 아니었다. 검은색 대형 세단이나 수입차 정도를 타야 고급호텔 로비에서 대우해 주는 것은 여전했다. 품질은 가격과 비례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대중도 성능 좋은 차를 타야 한다’는 민주화의 첨병으로 7세대 골프를 내민다. 소형 해치백 골프를 타도 훨씬 비싼 세단을 타는 것처럼 좋은 달리기 성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는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신형 7세대 골프는 기존보다 100㎏을 감량해 몸을 만들었다. 100㎏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엔진의 힘을 더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차체를 가벼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로 바꾸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진 않았다. 폴크스바겐은 “수많은 사람이 사야 한다면 매우 비싼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폴크스바겐의 차세대 생산전략인 엠큐비(MQB·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 플랫폼과 고강력 강철을 사용해 차체에서만 무게를 23㎏ 뺐다고 한다.
눈에 띄는 새 안전장치도 있다. 엠시비(MCB·다중충돌 방지 브레이크)는 차량이 1차 충돌한 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에어백 센서가 사고를 감지해 속도를 자동으로 10㎞/h까지 줄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힌 뒤 조종불능으로 인해 차선을 넘어 2차 충돌이 나는 것을 막는다. 전세계 충돌 사고 가운데 25%가 다중 충돌 사고라고 한다. 비싼 차를 타는 사람이 교통사고 때 더 안전한 것은 불공평하다.
골프는 비가 내리는 거제의 해안과 산의 굽이치는 도로 위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경량화됐지만, 젖은 곡선주로에서 튕겨나가지 않는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디젤차답게 순간 가속능력도 좋았다. 거가 대교의 구간속도 단속 탓에 고속 주행시험은 못했다.
1.6 티디아이(TDI)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25.5㎏(1500~2750rpm)의 엔진을 달았다.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 강력한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18.9㎞/ℓ. 2.0 티디아이(TDI)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에 복합연비는 16.7㎞/ℓ다. 가격은 1.6 모델이 2990만원, 2.0 모델은 3290만원이다.
물론 폴크스바겐의 바람이 국내에서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 수입차 시장은 독일의 고급 브랜드인 베엠베(BMW)와 벤츠가 1~2위를 달리고 있다. 포르쉐·재규어 등의 판매도 늘고 있다. 부자들은 자동차 시장에서 또다시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다.
거제/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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