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성” 78%로 가결 이어
중앙노동위도 조정중지 결정
불안정한 생산물량·차량배정
노조원 82% “고용 불안 느껴”
중앙노동위도 조정중지 결정
불안정한 생산물량·차량배정
노조원 82% “고용 불안 느껴”
한국지엠(GM)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지난 18~19일 조합원 1만4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임금인상 관련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78.7%(투표율 87.1%)의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뒤이어, 지난 2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3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최종학 한국지엠 노조 대변인은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5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만 진행하도록 돼있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기본급 13만498만원 인상, 통상급의 300%+600만원 수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는 금속노조 산하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가 파업이란 ‘카드’를 꺼내든 진짜 이유는 ‘고용 불안’ 문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준중형차 쉐보레 크루즈의 후속 모델을 한국(군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이달 초 임금 교섭 자리에선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아베오의 후속 모델마저 미국이나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가동률이 낮은 부평2공장(중형차 생산)을 소형·준중형차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에 통합하는 방안이나, 반조립제품(CKD) 및 정비(AS) 부문 외주화도 꾸준히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고용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로 일감이 줄어든 군산 공장에선 신차 트랙스 출시로 물량 요청이 많아진 부평공장으로 전근 신청을 한 직원이 19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학 대변인은 “지엠이 생산 물량과 차종 배정을 통해 고용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국지엠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3288명 참여) 결과를 보면, 고용 안정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족’이 82.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불안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신차 등 미래계획이 불확실’(55%)하고 ‘생산물량이 불안정’(24.3%)하다는 걸 꼽는 의견이 많았다.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과 별도로, 한국지엠의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해 준중형-중형-스포츠실용차량(SUV)의 신차 투입과 신형 엔진 등의 생산 계획을 밝히라는 별도의 요구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 문제를 놓고 지난주까지 14차례 교섭이 진행됐지만, 현재 회사 쪽에선 미래 계획 등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지엠 본사가 품질·생산 비용을 다 고려해서 전세계 167곳의 지엠 공장들과 신차 물량 확보를 위해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사 분규 없이 임협이 조속하게 마무리돼야 차세대 차량을 배정받는 데 긍정적이게 작용할 것”이라며 역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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