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타이어스테이션을 찾은 한 여성 손님이 타이어 교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신발이나 다름없어, 자동차와 운전자의 특성에 맞춰 선택하면 운전 때 연비 및 성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계절별·용도별 다양화 추세
친환경·고성능 개발 경쟁
초고성능 타이어 승부수도
친환경·고성능 개발 경쟁
초고성능 타이어 승부수도
“왜~~~~앵~~~!”
26일 중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중국투어링카챔피언십’(CTCC)이 열린 상하이 국제서킷장(자동차 경주용 순환도로).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북경현대차의 베르나 등 경주차 19대가 시원한 엔진 굉음을 울리며 최대 190㎞/h 속도로 트랙을 내달렸다. 배기량 1600㏄ 소형차지만 튜닝으로 마력을 170까지 높인 이 차들엔 모두 금호타이어의 초고성능(UHP) 타이어 ‘엑스타 S700’이 장착됐다. 엇, 그런데 타이어가 이상했다. 표면이 매끈한 게, 트레드 패턴(미끄럼 방지를 위해 새겨놓은 무늬)이 전혀 없는 게 아닌가. “경주용 차량은 빨리 달리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트레드 패턴을 아예 없앤 거죠. 차량의 특성에 따라 타이어도 이렇게 천차만별입니다.” 이정웅 금호타이어 스포츠마케팅팀 과장이 설명했다.
■ 타이어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어? 타이어가 타이어지,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그렇지 않다! 자동차의 심장이 엔진이라면, 타이어는 자동차의 신발이다. 아무리 ‘번개 사나이’ 우사인 볼트일지라도 짚신을 신고 100m를 9.58초에 달릴 수는 없잖은가. 정장엔 구두를, 청바지엔 운동화를 신듯, 자동차 역시 원하는 성능과 상황에 따라 타이어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 운전자 대다수가 1년 내내 똑같은 타이어로 도로를 달리지만, 타이어의 종류는 계절별, 용도별로 나날이 다양화돼 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선 신차 출고 때 주로 사계절용 타이어가 장착된다. 기온이 8℃ 이상일 땐 제 기능을 하지만, 그 밑으로 떨어지면 타이어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도로에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란 얘기다. 이런 점을 보완한 게 ‘스노타이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겨울용 타이어’다. 우리나라에선 2009년 폭설 이후, 겨울용 타이어의 수요가 부쩍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안 된다.
한밤중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타이어가 터지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다. ‘런 플랫타이어’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나온 기능성 타이어다. 이름 그대로 타이어가 퍼진(flat) 뒤에도 시속 80~100㎞의 속도로, 80㎞ 거리의 주행이 가능하다. 자동차 연비를 잡아먹는 원흉인 스페어타이어를 싣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타이어보다 2배 정도 비싸다는 게 약점이다.
이밖에도 비포장도로나 산처럼 노면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사용하기 좋은 ‘산악용 타이어’, 타이어 곳곳에 징을 박아 접지면의 마찰력을 높여 경사진 산비탈길에 제격인 ‘스터드(스파이크) 타이어’도 있다.
■ 연비냐, 성능이냐? 타이어 업체들이 요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친환경·고성능 타이어다. 국내 타이어 업계의 맞수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이 두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기술력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유럽 연비 시험 기준에 따르면, 총 연료 소모량 가운데 20%가량이 타이어에서 비롯된다. 타이어로 인한 연료 소모량이 많은 건 회전 저항 때문인데, 그 회전 저항을 줄인 게 바로 ‘친환경 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특수가공한 천연보강재를 배합해 강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인 ‘에코윙S’를 선보였고, 한국타이어는 연비 1등급, 젖은 노면 제동력 2등급을 획득한 ‘앙프랑 에코’를 내놓았다. 나아가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인 ‘와트런’도 내놨다. 오는 10월 출시되는 르노삼성의 전기차 ‘에스엠3 Z.E’에는 이 타이어가 장착될 예정이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중대형 고급 국산차와 연 20%씩 성장하는 수입차 시장을 잡기 위한 승부수다. 초고성능 타이어는 접지면이 넓어 노면의 극한 조건에서도 최상의 안정성을 확보해 고속주행이 가능하고, 주행 성능과 탁월한 코너링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스포츠카나 경주용으로 특수 제작된 차량에나 사용되던 이 타이어로 ‘프리미엄 그 이상의 프리미엄’을 원하는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를 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벤투스 S1 노블2’를 4월에 출시했고, 금호타이어도 지난 25일 ‘엑스타 PS91’을 선보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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