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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4년만에 주야 2교대…쌍용차 ‘재기’ 시동

등록 2013-05-13 21:22수정 2013-05-14 08:35

13일 오전 4년만에 주야2교대 근무가 부활한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근무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택/뉴스1
13일 오전 4년만에 주야2교대 근무가 부활한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근무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택/뉴스1
르포 l 바빠진 평택공장
복귀한 무급휴직자 454명
현업 투입 “신바람이 난다”
복직 못한 2000여명 문제 여전
완전한 정상화까진 갈 길 멀어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13일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3라인 공장. “드르륵, 드르륵” 자동차 바퀴에 달린 다섯개 볼트를 감는 드릴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공장 곳곳에 나붙은 구호들이 눈에 들어왔다. 구호가 나붙은 도장 라인을 지나 흰색, 검정, 파랑 옷을 입은 렉스턴 더블유(W)와 코란도 스포츠, 액티언, 카이런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줄지어 흘러나왔다. 공장 밖 빈터마다 조립을 기다리는 차량 하부 프레임과 차체가 쌓여 있었다.

이 4종의 차량 생산을 책임지는 3라인 근무자 330명은 이날부터 ‘오전 8시30분~오후 9시’, ‘오후 9시~오전 7시30분’ 두 조로 나뉘어 일을 하게 됐다. 쌍용차가 이날부터 ‘주야 2교대’ 근무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하기 전인 2008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3월1일 복귀한 무급 휴직자 454명도 현업에 배치되며 주야 2교대조에 일부 합류했다.

“아주 신바람이 납니다.” 제조 2팀 소속, 주간 근무조에서 3라인 생산 차량의 최종 품질 점검을 맡게 된 정찬기(53)씨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돌아온 무급 휴직자 중 한 사람이다. 3년6개월여 생활고로 “피눈물 나게 고생”을 하고 돌아온 뒤라 정씨의 각오는 남다르다. “열심히 일해서 차가 잘 팔리고 회사가 대박이 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여전히 밖에 있는 동료들도 돌아올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주야 교대제가 재개된 3라인의 이날 컨베이어 벨트는 평소보다 더디게 돌아갔다. 시간당 생산가능 대수(JPH) 16대 수준, 평소(22대)보다 떨어진 상태였다. “(복직자들이) 오랜 시간 일을 손에서 놓았던 탓에 제때 조립을 못하는 일이 있어 가다 서다 운행하다 보니 그래요. 한 일주일 정도 운행하다 보면, 라인이 정상 사이클로 운영될 거예요.” 조립 3팀 김춘식 차장이 문제없다는 듯 웃으며 설명했다.

회사 쪽은 주야 2교대제 시작을 조기 경영 정상화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이유일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주야 2교대 재개를 계기로 올해 판매 목표 14만9300대를 달성하고, 내년엔 흑자 전환 기점인 16만~17만대, 2015년엔 20만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여전히 멀어 보인다. ‘쌍용차는 정리해고 철회하고 해고 노동자를 원직복직시켜라.’ 평택공장 정문 앞에는 이날까지도 이런 내용이 담긴 낡은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다. 희망퇴직자(1904명)와 정리해고자(159명) 등이 일터로 돌아올 날은 기약이 없는 탓이다. 최근 철탑농성을 중단한 한상균 전 노조위원장 등도 여전히 ‘쌍용차 국정조사’ 등을 외치며 새로운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량 ‘엑스(X) 100’이 나오는 2015년쯤엔 (추가 복직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회사와 노조 쪽 얘기다. 하지만 양쪽의 결은 좀 다르다. 김규한 쌍용차 노조 위원장은 “희망퇴직자는 물론 정리해고자들까지 빠른 시일 내에 들어올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 사장은 “우리 회사에 정리해고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사쪽은 2009년 노사 합의 때 희망퇴직 및 분사 등을 신청하지 않은 정리해고자 159명을 ‘자율적 해고자’란 형용 모순의 단어로 부르며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특히 국정조사 요구 등 정치권 개입에 대해서도 회사나 노조 모두 “정치권이 가만두면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입장일 뿐이다.

평택/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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