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연간 1900만대 판매)에서 펼쳐지는 ‘상하이 모터쇼’가 21일 상하이 뉴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개막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 모델 등 1300여대 차량을 전시하며,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상하이 모터쇼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스포츠실용차(SUV) 부문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중국 승용차 시장의 전체 판매 증가율은 5%대로 낮아졌지만, 스포츠실용차 판매량은 20% 늘었다. 도시에서 내륙 지방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좋지 않은 도로 사정에도 잘 달릴 수 있는 스포츠실용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 혼다의 시아르브이(CR-V)와 독일 폭스바겐의 티구안 등이 스포츠실용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역시 이 시장을 겨냥해, 각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 콘셉트카와 새 차를 대거 내놓았다.
현대자동차는 ‘그랜드 싼타페’를 중국에 처음 선보였다. 이미 국내에 출시한 ‘맥스크루즈’와 같은 모델로, 울산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에 올 상반기에 출시한다. 현대자동차 쪽은 중국에서 대형 스포츠실용차에 대한 수요가 커져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설영흥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예전에는 에스유브이가 잘 안 팔렸는데, 중국이 발전하면서 바뀌었다. 요즘엔 한 집에 차 두 대씩 소유하는 게 트랜드가 돼, 에스유브이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6년 만에 ‘렉스턴 더블유(W)’를 들고 상하이모터쇼를 찾았다. 쌍용차는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에 인수됐다가 자금사정이 악화돼 2007년 이후 상하이모터쇼에 참여하지 못했다. 상하이와는 악연을 가지고 있지만, 스포츠실용차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있어 중국 시장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독일 업체들도 스포츠실용차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장소로 상하이를 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스포츠카 느낌을 풍기는 ‘콘셉트 지엘에이(GLA)’를 내놨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스포츠실용차 모델인 ‘지(G) 클래스’ 모델보다 작으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이 차는 헤드램프에 빔 프로젝터 기능을 넣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연동을 통해 사진과 영화를 스크린이나 벽에 비춰볼 수 있다. 베엠베(BMW) 역시 엑스(X)4 콘셉트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중국 시장은 미국 시장만큼이나 최고급 자동차들이 많이 팔리는 곳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중국전략차종으로 만든 ‘미스트라’(중국명 밍투) 콘셉트 모델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스트라는 중형차급 모델로, 올 하반기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소비자의 기호를 감안해, 앞부분에 넓고 웅장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스트라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북경현대기술연구소의 합작으로 탄생됐다”고 설명했다. 지엠(GM)은 준중형차 크루즈의 해치백 모델(국내에선 크루즈5)을 중국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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