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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더 세련되게…밋밋한 카렌스의 변신

등록 2013-04-17 15:58수정 2013-04-18 09:53

아이엠에프(IMF) 구제금융 시기 직후인 1999년 6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카렌스가 2006년 뉴카렌스를 거쳐, 올해 올뉴카렌스로 새롭게 변신했다. 기아차 제공
아이엠에프(IMF) 구제금융 시기 직후인 1999년 6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카렌스가 2006년 뉴카렌스를 거쳐, 올해 올뉴카렌스로 새롭게 변신했다. 기아차 제공
IMF직후 경제적 차 인기 누렸듯
“옛 영광 재현” 올뉴카렌스 출시
레저 즐기는 30~40대 가족 타깃
“미니밴 아니다, 같은 차종 없어”
“근심을 털어놓고 다함께 카렌스~.”

1999년 6월, 탤런트 오지명은 가수 설운도의 노래 ‘차차차’를 개사해 부르며 기아자동차의 소형 미니밴 ‘카렌스’의 출시를 알렸다. 카렌스 출시 직후에 나온 광고에는 아예 드라마 <순풍 산부인과>의 가족 7명이 총출동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직후라, 최대 두 가족까지 한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소형 미니밴의 개념은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어깨 무거운 가장들을 파고들 수 있었다. 엘피지(LPG·액화석유가스) 값이 휘발유의 3분의 1 수준이던 그 시절, 장애인용이 아닌 최초의 엘피지 소형 미니밴으로 내놓은 카렌스의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이었다. 출시 첫 해 6만여대가 판매됐고, 이듬해인 2000년엔 역대 최대인 8만4000여대가 팔렸다.

기아차가 1세대 카렌스의 이런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올 뉴 카렌스’를 최근 출시했다. 이름 그대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게 기아차 쪽의 얘기다. 2006년 2세대 ‘뉴 카렌스’ 이후 7년 만이다. 올 뉴 카렌스의 완전한 변신은 사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2세대 뉴 카렌스의 반성에서 비롯됐다. 카렌스의 성공적인 출시 7년 만에 나온 뉴 카렌스는 디자인을 좀더 상자형처럼 바꿨을 뿐, 엘피지의 경제성과 소형 미니밴의 공간 활용이란 카렌스의 개념을 그대로 가져갔다.

2000년 지엠대우(현 한국지엠)가 레조를 출시했다고는 하지만 경쟁 상대와 피터지게 싸우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만했던 거죠.” 1~3세대 상품기획에 모두 참여한 정선교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국내상품기획팀장(부장)의 얘기다. 문제는 뉴 카렌스가 출시될 당시 시장 상황이 카렌스가 나올 때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카렌스는 아이엠에프 직후라 경제성이 무엇보다 고려되던 시기였지만, 뉴 카렌스가 나올 땐 경제상황이 비교적 호전된 편이었다. “엘피지 차가 주로 장애인이나 경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잖아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뉴 카렌스도 점점 ‘돈 없는 사람이 타는 차’란 이미지로 굳어졌죠. 누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타는 차를 원하겠어요. 그러면서 점점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죠.” 정 팀장의 말이다.

특히 정부가 2005년 하반기 유가 조정에 나설 거라는 걸 내다보지 못한 건 큰 패착이었다. 엘피지 값이 휘발유의 55% 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정 팀장은 “카렌스는 유가 변동에 따라 수요 탄력도가 굉장히 높은 차인데, 이 차를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얘기했다.

뉴 카렌스의 실패를 거울삼아 2009년부터 51개월 동안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2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저렴한 연비로 무조건 여러 명을 태울 수 있다고, 경제성으로만 호소해선 안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게 탄생한 3세대 올 뉴 카렌스는 아이가 있는 30~40대 부부가 평소엔 도심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주말엔 가족과 야외 레저용으로 쓸 수 있는 차로 개념을 잡았다.

먼저 2m75의 넉넉한 축거(앞뒷바퀴간 거리)를 기반으로 실내 공간을 넓혀 장거리 주행을 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레저용 차량(RV)의 공간 활용성을 더했다. 디젤 엔진을 사용해 경제성을 살리고, 다소 밋밋하고 투박했던 1·2세대의 소형 미니밴 이미지 대신 세련된 외관을 더했다. 실제로 기아차의 프라이드 같은 세단을 닮은 앞 모습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옆 모습, 해치백 스타일 같기도 한 뒤태에선 소형 미니밴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 팀장은 “올 뉴 카렌스는 더이상 소형 미니밴이 아니고, 세그먼트(차종 분류)가 없는 차량”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동일한 고객을 노리는 경쟁자가 많아졌다는 점은 고민 거리다. 기아차 쪽은 ‘준중형 세단’을 경쟁자로 보고 있지만, 요새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실용차(SUV)도 ‘도시에 거주하며 아이를 둔 30·40대 젊은 부부들’을 공략하고 있다. 2011년 출시한 한국지엠의 올란도(7인승)가 대표적이다. 올해 말 출시를 예고한 르노삼성의 소형 스포츠실용차 ‘큐엠3’ 역시 이들을 노리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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