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90만대 리콜’ 파장은
파문은 당분간 계속될 듯
미국서 브랜드 평가순위도
지난해보다 3단계나 하락
“도요타 사태와 닮아” 지적
파문은 당분간 계속될 듯
미국서 브랜드 평가순위도
지난해보다 3단계나 하락
“도요타 사태와 닮아” 지적
미국 시장에서 쌩쌩 달리던 현대·기아차 앞에 ‘빨간등’이 켜졌다.
1986년 ‘엑셀’ 차종으로 미국에 수출을 시작한 이래 8%대까지 차곡차곡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던 현대·기아차가 미국 수출 사상 최대 규모(190만대), 주요 차종이 모두 망라된 리콜 사태를 맞으며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엔화 약세 효과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리콜 사태로 현대·기아차가 이제껏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의 하락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콜 사태를 불러온 원인은 브레이크등 스위치와 에어백 등의 결함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과 동력 쪽 주요 결함이 아니라 브레이크등 등 일부 부품을 교체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크루즈 컨트롤(자동으로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꺼지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커다란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 쪽은 대상 차량들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리콜 소식을 통지하고 6월부터 무료로 브레이크등 스위치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파동 이후 뒤이은 리콜 사태로 현대·기아차의 품질 논란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미국 언론에 사과 광고를 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상당히 추락했다.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2월 발표한 ‘2013년 자동차 브랜드 평가’에서 현대차를 지난해 순위보다 3단계나 하락한 14위에 평가했고, 미국 시장 조사업체 제이디(JD)파워가 집계한 ‘초기품질조사(IQS)’와 ‘내구품질조사(VDS)’에서도 전년 대비 순위가 크게 하락해 평균치를 밑도는 등 현대차의 품질은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리콜이 2010년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파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요타는 브레이크 작동 오류 문제로 2010년 1월 대량 리콜과 함께 8개 차종의 판매를 중단하는 조처를 취한 뒤 판매량이 크게 추락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연비 과장 문제에 이어 브레이크등 이상 등 안전에 직결된 부분에서 대규모로 문제가 발생한 만큼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회복하기 힘든 큰 상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2011년(113만1183대)보다 11% 증가한 126만606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208만250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혼다도 전년보다 24% 증가한 142만2785대를 판매했다. 미국 업체인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165만1787대를 판매하며 2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엔 약세 효과 등에 힘입어 각종 인센티브 정책 등을 펼치며 현대·기아차 등에 빼앗긴 미국 시장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리콜 사태는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안방 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의 리콜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16만대를 사실상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이정애 이형섭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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