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HND-9’.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모터쇼로 본 자동차업체 키워드
현대차 자신감
한국지엠 개척
쌍용차 재도약
르노삼성 미래
현대차 자신감
한국지엠 개척
쌍용차 재도약
르노삼성 미래
‘검정색’은 고급스러움의 상징이다. 고급 세단이 주로 검정색인 것도 그런 이유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모터쇼의 현대자동차 전시장은 검정색 톤이 강조됐다. 그동안 회사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주로 쓰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는 7일까지 11일 동안 계속되는 서울모터쇼 현장은 단순히 차량 전시장일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현실’과 ‘고민’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현대차 ‘기본에서 다시’ 내실 다지기
■ 자신감과 위기감 현대차가 서울모터쇼를 통해 보여준 키워드는 단연 국내 업계 1위로서의 ‘자신감’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각각 5300㎡, 4000㎡ 크기의 전시장을 꾸렸다. 국내 모터쇼 사상 가장 넓은 면적이다. 현대차의 전시장은 ‘기본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숫자 ‘0’을, 두루 둥글게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알파벳 ‘O’를 본떠, 360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80%, 완성차 업체 1위답게 기본을 생각하며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는 “기술과 상품 분야에서 더이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 그치지 않고 선도적 리더가 되겠다”는 김충호 현대차 사장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당장 시장에 내놓을 신차보다는 럭셔리 스포츠 쿠페 ‘에이치엔디(HND)-9’ 콘셉트카와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 등을 대표작으로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현대차의 ‘위기감’도 함께 보인다. 올해 현대차의 새차 출시 계획은 제네시스 후속모델뿐이다. 몰려오는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할 마땅한 카드가 없으니, 마케팅과 기존 자동차의 변형모델 등에 자원을 더 투입할 수밖에 없다. 화려한 대형 전시장 뒤쪽의 속내다.
■ 모터쇼야? 기업설명회야? “2011년 3월 쉐보레 브랜드로 출범한 뒤 11종의 신차를 선보였으며, 향후 5년간 8조원을 투자해 국내 공장에서 6개 신모델을 생산해 판매하겠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지엠의 언론설명회는 흡사 기업설명회를 방불케 했다. 세르지우 호샤 한국지엠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한국지엠의 성장세 등을 설명하다 보니 15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해 군산공장의 새 크루즈 생산라인 중단 등 지엠의 투자 철수 논란을 두고 고심해 설명한 흔적이 보인다.
한국지엠, 전기차등 6개 신모델 도전장
대신에 한국지엠은 ‘새로운 길 개척’(Find New Roads)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고 말 그대로 한국 시장에서 도약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새 시장 개척 무기로 한국지엠이 선보인 건 순수 전기차 ‘스파크 이브이(EV)’였다. 최근 경남 창원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 이 차를 시작으로, 한국지엠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들이 원하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노사화합 강조 이미지 재구축
■ 재도약의 의지 신차 출시 소식보다 노조와의 오랜 싸움으로 더 입길에 올랐던 쌍용차는 ‘재도약’에 방점을 찍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과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관계자, 노조 관계자가 모터쇼에 함께 참석해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합’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경영 안정화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재도약의 기틀을 확고히 구축해나가겠다”는 이유일 사장의 ‘무기’는 ‘체어맨 더블유(W) 서밋’. 레이싱 모델 대신 유명 디자이너 의상 패션쇼를 선보이면서, 고급 세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르노삼성, 경쟁사 따라잡는 새출발 선언
한동안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힘들 정도로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렸던 르노삼성은 경쟁업체 따라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전시관 주제를 아예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A Great Leap towards the Future)으로 내걸었을 정도다. 신나는 디제이(DJ)의 믹싱 음악과 함께 지난달 28일 베일을 벗은 신차 ‘큐엠(QM)3’은 르노삼성의 새 출발을 위한 신호탄이다. 큐엠3을 들고 한국에 온 라우런스 판덴아커르(로렌스 반덴애커)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부회장은 “큐엠3을 보면 앞으로 르노삼성차가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큐엠3은 ‘2013 서울모터쇼’를 빛낸 베스트카 승용차 부문에 꼽혔다. 고양/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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