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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생산혁신 지고 설계혁신 뜬다…폭스바겐이 주인공”

등록 2013-01-31 20:28수정 2013-01-31 22:06

현대차 연구소장이 바라본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1위 경쟁이다. 현대자동차도 제품을 혁신한 경쟁사들의 본격적인 도전을 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박홍재 소장(부사장)은 “올해는 자동차 업계 판도가 달라지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소장은 31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자동차 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져서 한 모델로 장기간 판매가 어렵다. 경쟁업체가 상당히 빨리 쫓아온다”며, 올해 완성차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위 도요타, 대규모 리콜 뒤 주춤
적시생산방식 경쟁력 도전 받아
폴크스바겐, 차종간 부품 호환 추진
골프 7세대로 결실 ‘혁신 세대교체’
“업계 판도 달라지는 중요한 한 해”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지엠(GM)을 밀어내고 세계 판매량 1위로 복귀했지만, ‘맹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독일 폭스바겐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박 소장은 “지엠이 2위이긴 하지만, 혁신을 선도하는 업체를 위주로 봐야 한다”며 두 회사를 꼽았다. 2000년대 초반 혁신의 선두 주자는 도요타였다. 도요타는 적시생산방식(JIT) 등 생산과정 혁신을 통해 얻은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부품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만큼만 공급받아 재고를 없애는 이 시스템은 수많은 자동차회사들이 벤치마킹하는 교과서였다.

하지만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 등으로 주춤한 사이 혁신의 공은 폭스바겐으로 넘어왔다. 폭스바겐은 2002년부터 차급이 다른 모델도 부품을 공용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 개발을 추진해, 지난해 이를 기반으로 한 골프 7세대를 출시하는 결실을 맺었다. 기존 모델에 견줘 100㎏이나 경량화했고, 중형급 차량에 적용 가능한 이 전략은 비용 면에서 혁신적이다. 박 소장은 “자동차 시장 경쟁의 축 자체가 생산과정에서 제품설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다시말해 혁신의 세대교체가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세계 자동차 시장 구도는 ‘3강 2중 4약’으로 요약됐다. 도요타·지엠·폭스바겐 등 3강의 뒤를 르노-닛산과 현대-기아차가 잇는다. 4약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혼다, 푸조-시트로엥이다. 박 소장은 “현대차가 금융위기 뒤 제품을 (시장에 맞춰) 가장 혁신했다. 그게 최근 5년간의 높은 성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올해 폭스바겐을 제외한 유럽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2중’까지 점프한 현대-기아차에 올해는 중요한 시기다. 박 소장은 최근 유심히 보는 게 일본차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시장에서 신흥 시장으로 전략목표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브라질·인도·중국·러시아 등 현대차의 성장을 이끌었던 브릭스 지역에서 일본차와 한판 대결이 눈앞에 왔다는 얘기다. 도요타는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디자인을 혁신한 코롤라 퓨리아 등의 새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반면 와이에프(YF)쏘나타를 앞세운 현대차 라인업은 당분간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박 소장은 “도요타가 그동안 약점이었던 스타일을 개선한 제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내놓는다. 현대차는 2014년에야 다음 세대 모델이 나온다. 신차 주기가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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