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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이사람] “섬세·민첩한 한국인 디자이너 경쟁력 높다”

등록 2012-11-01 19:44수정 2012-11-01 22:34

이정우(46)
이정우(46)
도요타차 미국 센터 디자이너 이정우씨
새차 ‘벤자’ 디자인 프로젝트 이끌어
어릴 때부터 흥미 살려 미국 유학길
“확실한 열정·언어 능력 필수” 조언

“제가 맡고 있는 디자인팀 10명 가운데 3명이 한국인입니다.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의 경쟁력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도요타자동차 미국 디자인센터의 한국인 선임 디자이너인 이정우(46·사진)씨는 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벤자’ 신차 발표회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소개된 벤자의 외관 디자인 작업을 이끈 그는 이번 디자인에 한국의 감성을 녹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한국인 등 아시아인들은 디테일한 부분을 더 많이 신경 쓴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씨는 스무살 때인 1989년 미국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로 유학가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렸을 때부터 버스를 타면 운전기사 옆에 앉아 운전하는 것을 보길 좋아했다”는 그는 “당시엔 국내에 자동차디자인학과가 없어” 미국행을 결심했단다. 공부를 마친 뒤 포드와 지엠(GM)을 거쳐 2005년부터는 도요타 칼티 디자인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씨가 세단과 스포츠실용차(SUV)를 합친 이른바 크로스오버형 벤자를 비롯해 지금까지의 디자인과는 다른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지엠과 포드에도 한국인 디자이너가 많다”며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인의 섬세함과 민첩함과 근면성 등이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 한국 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해 호평했다. 그는 “최근 들어 도요타로서는 현대·기아차가 가장 위협적”이라며 “한국차가 전체적인 선이 굵고 헤드램프 같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에프(YF) 쏘나타를 보면 디자인이 극단적으로 갔는데, 다음 쏘나타 디자인이 어떻게 나올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겐 “먼저 자신의 확실한 열정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기 때문에 언어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는 화려한 직업은 아니다”라며 “예술가이면서 상품을 잘 이해하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사진 도요타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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