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SM3 등 17종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HG 등 국내에서 판매중인 차량 대부분에서 주행중 차내 일산화탄소 유입이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는 최근 배출가스가 자동차 안으로 유입된다는 민원이 제기된 그랜저 HG 세 종류에 대해 제작결함 조사를 한 결과, 주행중 일산화탄소가 12.6~36.7ppm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환경부의 일산화탄소 실내 허용 기준치는 10ppm이다.
연구소는 그랜저 이외에도 시중에 운행중인 출고 3년 이내 국산차 13종, 수입차 5종을 무작위로 선정해 함께 실험한 결과 이들 차량 가운데 17종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K5 2.0 GSL, K7 3.0 LPG, SM3 1.6 GSL 등 국산차 3종과 미쓰비시 이클립스, 벤츠E350 GSL 등 수입차 2종은 기준치를 넘어섰다. SM5 GSL만 조사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일산화탄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차량의 실내 공기조절장치 스위치를 내부순환 상태로 놓고 시속 100~140㎞ 속도로 약 30분 동안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는 극단적 주행상황에서 이뤄졌다. 바깥 공기가 유입되는 외부순환 상태로 놨을 때에는 일산화탄소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고, 주행속도 80㎞ 이하에서는 배출가스 실내 유입 현상이 미미했다. 일산화탄소는 트렁크 환기구를 통해 들어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배출가스 실내 유입에 대한 기준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안전공단 권해봉 조사분석실장은 “차내 유입 일산화탄소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자문을 구한 뒤 내달 15일까지 결함여부를 판단하고 국내 운행중인 차종 전반에 대한 조사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주기적인 외부순환모드 사용을 권장했다.
박영률 김경락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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