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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한-미FTA 타고 ‘미국산 일본차’ 공습 시작

등록 2011-11-01 20:56수정 2011-11-02 15:28

인디애나서 만든 도요타 ‘시에나’ 국내 상륙
한국·북미법인 관계자 등 대거 참석 ‘기대감’
혼다·닛산도 적극 검토…원산지규정은 숙제
“정말로 골치 아픈 문제다… 머리를 좀 유연하게 써 볼 생각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되면, 그쪽(미국)에도 우리 공장이 있으니 거기서 상품을 들여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해 10월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이 ‘엔고 대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들려준 얘기다. 사견을 전제로 미국산 도요타 자동차의 국내 수입 구상을 밝힌 나카바야시 사장의 말은 꼭 1년 만에 현실이 됐다.

한국토요타는 1일 오전 평택국제자동차 부두에서 7인승 미니밴 ‘시에나’ 입항식을 가졌다. 일본 브랜드를 단 차량이지만 생산지는 미국 인디애나 공장이다. 미국산 도요타자동차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입항식에는 한국토요타와 도요타 인디애나 공장, 도요타 북미법인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시에나 국내 출시에 도요타 쪽이 상당히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도요타가 가까운 일본을 놔두고 1만㎞ 이상 떨어진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엔고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최근 2년여간 100엔당 원화 가치는 줄곧 1400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초엔고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00엔당 800원 수준이던 4년 전과 견주면 두배 가까이 엔화 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도요타가 미국산 자동차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결정하는데 한 요인이 됐다. 한-미 협정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면 일본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미국산일 경우엔 관세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한미 두 나라는 지난해 말 재협상을 통해 미국산 승용차를 국내에 들여올 때 적용되던 관세 10%를 협정 발효 즉시 4%로 인하한 뒤 4년 뒤에는 완전히 없애기로 합의한 바 있다.

도요타의 뒤를 이어, 혼다나 닛산 등 또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산 자사 브랜드 자동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도요타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닛산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만 미국산 일본 자동차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미 협정에 명시된 원산지규정 때문이다. 한-미 협정은 원산지규정에 따라 부품 현지 조달율이 절반이 넘는 경우에만 상대방 나라 제품으로 인정한다. 한 예로 지난 2009년 2월 국내에 들어온 닛산의 미국산 중형세단 알티마는 한-미 협정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김수연 닛산코리아 과장은 “알티마에 들어가는 부품은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체 분석 결과 한-미 협정이 발효되더라도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입차의 경쟁력도 중요한 변수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브랜드가 쌓아놓은 높은 장벽을 넘어설 만큼 수입차가 가격 경쟁력과 마케팅 파워를 동시에 지니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도요타가 시에나를 먼저 들여온 것도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쟁도가 낮은 미니밴 시장을 겨냥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현재 국내 다인승 미니밴 시장에선 카니발 외에는 뚜렷한 경쟁 차종이 없다. 도요타는 시에나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미국산 중형 세단 캠리도 들여올 예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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