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속내 밝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4일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 쪽에) 넘어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의 ‘화해’가 이뤄지려면, 현대상선 지분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현 회장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모음악회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 정몽구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현대상선 지분을 팔거나) 그런 거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대답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대법원 재항고를 포기하며 “현대차로부터 구체적인 화해가 공식 제안되기를 기다린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이날 현대건설 인수단장으로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을 임명했으며, 늦어도 다음달께는 현대건설 인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날 정몽구 회장이 김황식 국무총리와 박희태 국회의장 등을 사진전에 안내하는 동안, 현정은 회장이 행사장에 도착해 두 사람이 직접적으로 마주치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추모음악회에서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등이 연주됐다. 행사에는 정·재계 인사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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