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회생 여부를 가늠할 신차 ‘코란도시(C)’가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도 발표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쌍용차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이유일 공동관리인(가운데)이 모델과 함께 코란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쌍용차 제공
우여곡절끝 3년만에 새 차
2천만원대로 동급 최대 연비
“올해 4만5천대 판매 목표”
SUV시장 판도 바꿀지 관심
2천만원대로 동급 최대 연비
“올해 4만5천대 판매 목표”
SUV시장 판도 바꿀지 관심
5년을 기다렸다. ‘스포츠실용차(SUV)의 명가’ 쌍용자동차가 액티언 이후 새로운 스포츠실용차를 내놓기까지. 2년이 걸렸다. 2009년 4월 코란도시(C) 콘셉트카가 공개되고 난 뒤에도 회사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22일 드디어 쌍용차가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려온 코란도시가 정식 출시됐다. 쌍용차는 이날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회사 누리집도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새롭게 출발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쌍용차에 코란도시의 성공은 그만큼 절박한 과제다. 쌍용차는 올해 국내 2만여대, 국외 2만5000여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수출량은 월 2000대 안팎으로 안정권에 접어든 상태다.
국내 최장수 모델인 코란도의 4세대로 다시 태어난 코란도시는 2ℓ급 디젤엔진을 얹고 최고 175마력(자동 기준)의 힘을 낸다. 연비는 2륜구동 수동변속기 기준 17.6㎞/ℓ로 동급 최대다. 판매가격은 1995만~2735만원이다. 3가지 트림과 2륜·4륜구동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급제동 때 비상등이 켜지는 알림 시스템(ESS), 뒷좌석 히팅시트(최저 가격대 제외) 등이 기본 장착돼 있다. 각종 스위치에는 친환경 항균 코팅을 적용했고, 뒷좌석을 접으면 넉넉한 실내공간이 확보된다. 최고사양은 경쟁 모델인 투싼아이엑스(ix)나 스포티지아르(R)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포니·골프 등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에 참여해, 강인하면서도 클래식한 외관을 뽑아냈다. 이수원 기술연구소장은 “특히 엔진 소음을 대폭 감소시켜 실내 정숙성은 동급 최고”라고 말했다.
코란도시의 앞날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양분하고 있는 스포츠실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다음달 법정관리에서 졸업할 쌍용차를 인수·합병하는 인도 마힌드라그룹 쪽의 지원과 영업망 확충 등도 중요하다. 이날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마힌드라 쪽과 연구·개발(R&D) 인력 충원,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 등 5가지 사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힌드라와 공동으로 모노코크(차체와 프레임이 일체화된 구조) 방식의 소형 승용차를 개발중이란 얘기도 덧붙였다. 이 공동관리인은 “코란도시는 쌍용차한테 단순한 제품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사실상 출시가 불가능해 보였던 코란도시를 완성해낸 건, 쌍용차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9년 정리해고된 노동자들로 이뤄진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는 이날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란도시 출시를 환영하지만 쌍용차는 신(新)차가 아니라 신(信)차를 출시해야 한다”며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해고자들에 대한 복직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코란도시를 앞세운 쌍용차가 무소(코뿔소)처럼 달려나가 ‘스포츠실용차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쌍용차가 소비자들의 답을 기다릴 차례다. 제주/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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