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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여심 흔드는’ 자동차 마케팅

등록 2011-01-31 20:05수정 2011-01-31 21:51

여성운전자 1천만명 넘어 화장거울·무드조명 장착 등
마티즈·모닝 ‘맞춤형 공략’ 수입차업체 화장품 주기도
‘손톱이 다치지 않는 도어? 그런게 왜 필요하지?’

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신형 모닝 텔레비전 광고는 ‘(그런 질문은) 당신이 무신경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알록달록하게 손질한 여성의 손톱이 차 문을 여닫다가 부러지는 일이 종종 있어서다. 그래서 신형 모닝은 기존 경차와 달리 손잡이를 위·아래쪽에서 모두 당길 수 있는 ‘그립’ 형태로 만들었다. 여성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다.

요즘 자동차업계가 얼마만큼 ‘여자의 마음’에 신경쓰는 지를 보여주는 예다. 지난해 국내 여성운전자는 1000만명을 넘어서, 전체 운전자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소형차나 경차 판매량에는 여심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지엠(GM)대우의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12월까지 약 8100여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팔린 마티즈 4대 가운데 1대 꼴이다. 은은한 진줏빛의 색깔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덕분이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9가지 색깔 가운데 한 가지 색깔이 25% 이상을 차지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마티즈에는 하이힐을 벗어놓을 수 있는 수납공간, 덮개식 화장거울 등의 편의사양도 장착돼 있다.

신형 모닝에도 운전할 때 손이 시리지 않도록 운전대를 따듯하게 해주는 ‘히티드 스티어링 휠’, 회전식 컵홀더 무드 조명 등 곳곳에 여성운전자를 위한 장치들을 뒀다. 실제 모닝 운전자의 60%가량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사양과 감성마케팅으로 ‘여성 고객 중심’이 뭔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여성들에게 친밀한 파리바게트, 보석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와 맞춤 마케팅도 벌일 예정이다.

이런 ‘여심 공략’은 수입차업계도 뒤지지 않는다. 이달 ‘지(G)25’를 출시한 인피니티는 지난 25일까지 제주도 호텔 숙박권과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여성 체험단’을 모집했고, 전시장을 방문해 차를 시승한 여성 고객에게 화장품을 선물로 주는 행사도 진행중이다. 배기량 3000㏄ 이하의 인피니티 첫차인 만큼 아예 마케팅 타깃을 여성으로 분명히 삼은 것이다. 지난 10일 신차 출시행사 때는 켄지 나이토 대표가 ‘벨보이’ 옷을 입고 여성 모델에게 직접 차 문을 열어주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푸조가 여성 고객을 위해 지난해 12월 내놓은 ‘207지티(GT) 엘르 패키지’도 인기를 끌어, 이달 말까지 모집한 여성 시승체험단은 4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패키지는 기존 모델에 여성들이 좋아하는 천연가죽시트와 후방카메라 등을 추가했다.

자동차업계 내 여성 파워도 커지고 있다. 주양예 베엠베(BMW)코리아 홍보이사 등 수입차업체 홍보는 이미 여성들이 주름잡고 있고, 기아차에서도 지난해 로레알그룹 출신의 채양선씨를 국내외 마케팅을 총괄하는 마케팅사업부장(상무)으로 영입해 첫 여성임원을 탄생시켰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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