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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벤츠 코리아, 불량차 팔고 책임 떠넘기기?

등록 2007-08-20 20:03수정 2007-08-21 09:09

한 차량정비 전문가가 벤츠 불량차량의 뒷바퀴 부분이 내려앉은 정도를 줄자로 재보고 있다. 차량 구매자 제공.
한 차량정비 전문가가 벤츠 불량차량의 뒷바퀴 부분이 내려앉은 정도를 줄자로 재보고 있다. 차량 구매자 제공.
차체 결함에도 환불·교환 거부
판매법인-딜러 책임 소재 불분명
독일차 벤츠의 국내 판매법인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안전성을 위협할 정도로 결함이 있는 차량을 판매하고도 환불이나 차량 교환요구를 거절해, 분쟁이 일고 있다.

개인사업자 박아무개씨는 지난 7일 대구의 벤츠 판매대리점에서 판매가격 1억1210만원짜리 벤츠 시엘에스(CLS) 350을 구입했다. 그러나 새 차는 처음부터 왼쪽 뒷부분이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다. 박씨는 차량 상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으나 영업점에서는 ‘품질 기준을 통과했으므로 별 문제가 없으며 차를 운행하면 괜찮아진다’고 해 차를 인도받았다.

그러나 이상 증상은 고쳐지지 않았고, 열흘 뒤에는 고속주행 도중 계기판에 위험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한다. 차를 멈춰 확인해보니 왼쪽 뒷바퀴의 현가장치(에어서스페션) 실린더 유압이 비정상적으로 낮아 타이어와 휀더가 닿을 정도로 차체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가슴이 철렁해진 박씨는 곧바로 벤츠 지정 애프터서비스센터를 찾아갔으나 “이런 고장은 처음 본다. 이유를 찾는 데만 며칠 걸리겠다”는 대답만 들었다. 박씨는 위험 차량을 계속 탈 수 없다고 판단하고 벤츠 쪽에 환불 또는 교환을 요구했으나 대구 판매점에서는 “차량 이상은 인정하지만 (교환 또는 환불은) 본사에서 판단할 문제이며, 점검 뒤 수리해주겠다”고만 했다고 한다. 벤츠코리아의 담당자는 “대구 판매점과 협의해서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는 원칙적 답변만 했다. 박씨의 차량을 점검한 수입차 전문가 이아무개씨는 “주행 도중 차량이 전복될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어떻게 이런 차가 출고되고 판매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입차 유통시스템은 독점 수입판매권을 가진 국내판매법인이 개별사업자인 지역 딜러와 공급계약을 맺어 소비자에게 차를 파는 방식이다. 따라서 품질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경우가 많다. 박씨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가 소비자의 문제 제기를 무시해 큰 사고가 날 뻔 했는데도 본사든 대리점이든 납득할 만한 조처는 하지 않은 채 책임을 미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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