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연석회의 등 노동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26일 지엠대우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들의 폭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엠대우 해고노동자 제공
순이익 900% 늘고 유럽 수출 현대 앞질러
“노동강도 팍팍”…하청 비정규직 정리 의혹
“노동강도 팍팍”…하청 비정규직 정리 의혹
지엠대우차가 유례 없는 수출 호황에 힘입어 초고속 질주를 하고 있다. 유럽 수출 시장에선 현대차를 제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성장의 뒷면에는 고강도 노동과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라는 그늘이 함께 드리워져 있다.
■ 수출·내수 쌍끌이 성장=지엠대우차의 올 상반기 국내 판매는 6만94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늘었다. 수출 실적은 더 화려하다. 상반기에 유럽 지역에만 완성차 20만6342대를 팔아 처음으로 현대차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수출액은 2003년 2조9764억원에서 지난해 7조9782억원(139만7천여대)으로 3년만에 268%나 늘었다. 국내 완성차 4사 중 가장 낮았던 대당 평균수출가도 지난해 7700달러에서 올 상반기 9800달러로 개선돼 꼴찌를 탈출했다.
지엠대우차의 수출량 증대는 지엠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후광에, 수출가격 상승은 지난해 출시된 토스카와 윈스톰 등 상위급 세그먼트 차량의 수출 증가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지엠대우차의 전 차종은 유럽 시장에서 ‘지엠 시보레’ 브랜드로 팔리고 있다. 지엠 본사는 최근 2011년까지 4년 동안 지엠대우차를 핵심 수출기지로 삼고 생산시설 확충과 신차 연구개발에 60억달러(약 5조5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같은 수출 호조 바람을 타고, 지엠대우차의 매출은 2005년 7조5312억원에서 지난해 9조6041억원으로 27.5%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654억원에서 5927억원으로 무려 900%가 넘게 증가했다.
■ ‘생산성 향상’이 드리운 그늘=성장률이 가파르다곤 하지만 지엠대우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아직 11%대에 머무르고 있다. 올 초부터 ‘생산성 15% 향상 프로젝트’를 시행 중인 지엠대우는 최근 내수점유율 15% 달성을 목표로 한 ‘내수판매 증대방안’을 발표했다.
이 불똥은 가장 먼저 사내 하청업체 비정규직에게로 튀었다. 지엠대우차는 지난 5월 부평공장 하청업체들에 ‘비정규직 정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부평공장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회사 쪽 노무팀 직원들한테 폭행당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청업체 직원인 이아무개씨는 “지엠대우차가 소속 하청회사들에 감축 인원을 할당해 통보했다”며 “올 여름휴가와 추석 즈음에 정규직을 비정규직 업무에 투입하고 비정규직은 정리해고 하는 수순이 예고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산성 지표의 하나인 시간당 생산대수를 보면 지엠대우차 부평공장이 약 100대로 현대차 아산공장 57대, 르노삼성차 42대를 훨씬 앞지른다. 노동자들은 생산성 향상의 뒷면에는 생산과 판매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다고주장한다. 이에 대해 지엠대우차의 한 임원은 “하청업체와는 도급계약 관계이므로 그 회사들의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 “생산성 향상은 공정합리화, 설계변경, 부품개선, 조립라인 가속화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인원감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지엠대우차 판매 추이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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