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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전기차 수요 둔화에 투자 감속…차·배터리 업계 한파 오나

등록 2023-10-31 05:00수정 2023-10-31 07:30

올 세계 판매량 둔화 전망
GM·포드 가동 일정 연기
“고금리 악영향…수요 줄 듯”
“단기적 문제…시장은 커져” 반론도
테네시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LG화학 제공
테네시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 LG화학 제공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동화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기차·배터리 회사들이 혹독한 겨울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제너럴모터스(지엠)는 최근 일본 혼다와 추진하던 50억달러 규모의 새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테네시주 배터리공장과 미시간주의 전기트럭 공장 가동 일정도 연기했다. 포드는 전기차 투자 계획 중 120억달러를 줄이고, 이 결정에 따라 에스케이(SK)온과의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의 켄터키 2공장 가동 일정을 연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전기차(BEV) 판매량을 1100만대가량으로 전망했다. 2021년 470만대에서 지난해 900만대로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시장 해석은 엇갈린다. 우선 차량 구매가 대부분 할부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금리 악영향으로 수요 증가세가 더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같은 고금리(10월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8%)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전기차 수요 증가세는 더욱 둔화하고,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한국도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 금리가 11%까지 오르는 적 있다. 조달 금리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전기차 수요 흐름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연기관 차 전문’ 지엠과 포드가 전기차 전환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내놨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조율하는 것일 뿐, 전기차 시장 성장의 기울기가 줄었다고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숨고르기를 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미국은 이미 정부 규제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투자를 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투자를 많이 한 전기차 회사들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대응이 이뤄지는 것일 뿐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만 20조원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기아도 전기차 생산 목표와 투자 계획 등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년 전기차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전기차 생산 및 개발 투자 등을 줄일 계획은 없다. 잠깐 장애물이 있더라도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회사들의 생산 속도 조절로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호주 리튬 채굴업체 라이온타운 리소스가 자국 내 리튬 광산 인수를 중단하는 등 이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기차 판매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2020년 이후 신규 리튬 광산이 늘며 공급과잉 모습까지 빚어지면서 리튬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한 배터리 회사 관계자는 “리튬 가격이 낮아지면 배터리 회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가격 연동제 실시로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하는 않는 이상 큰 영향은 없다”며 “배터리 회사 쪽에선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는 게 더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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