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7일 베를린에 있는 중국 니오의 전기차를 독일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전기차 구매를 고민 중인 정아무개(38)씨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얼마나 탄소배출량이 적은지 궁금하다. 화재 위험이나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문제는 빼더라도,전기차가 과연 친환경적인지 따져보고 싶어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주행 과정 중에 탄소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기차의 동력인 배터리의 전과정평가(LCA)를 따져본다면, 차체 생산, 배터리 채굴·가공과 운송·재활용 과정에서 내연기관차 절반 수준의 탄소를 내뿜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유럽에서 생산돼 15만㎞를 운행한 전기차를 가정해 탄소발자국을 자체 분석한 결과, 차체와 배터리, 연료와 전기, 운행 중 배출 전과정평가 결과 내연기관차의 탄소발자국은 38.7톤, 순수 전기차는 그 절반 수준인 17톤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운행 중에는 배출량이 0이었으나 전체 34%인 5.7톤을 차체 생산 과정에서, 전체 31%인 5.3톤을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35%는 연료나 전기 사용에서 발생시켰다. 반면 배터리가 없는 내연기관차는 운행 중 배출이 24.8톤으로 전체 64%를 차지했다. 차체 생산이나 연료 사용에서는 약 7톤 가량(18%)씩을 배출했다. 전기차라고 무조건 탄소배출량이 0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터리 원료를 채굴해 이를 제련·제조하는 과정에서는 환경·인권 문제가 이미 발생 중이다. 배터리 원료 중 가장 비싼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유해 부산물이, 제련 과정에서는 황산화물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나온다. 2016년 국제엠네스티와 아프리워치(아프리카 자원감시단)는 코발트 채광 과정에서 이뤄지는 아동 노동의 실태를 고발하는 보고서 ‘목숨을 건 코발트 채굴: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교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통해 “화유코발트와 자회사는 코발트 원석을 가공해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부품업체들에 납품하고 있었다. 이 업체들이 이후 배터리 제조사로 부품을 판매하고, 이렇게 생산된 배터리가 자동차·스마트폰 업체에 공급됐다”고 지적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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