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국제자동차산업박람회에서 중국 자동차업계 전시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중단됐다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1천여 자동차업체가 참가했다.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밀려나며 지난해 국외 주요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0.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미국·유럽·아세안·인도·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 주요 8개 시장을 집계한 결과다. 이들 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022년 5853만대로 전년에 견줘 1.2%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1일 낸 ‘2022년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 및 정책동향’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계 완성차 업체의 8개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은 427만7천대로 전년(447만4천대)에 견줘 4.4%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7%에서 2022년 7.3%로 줄었다.
한국 업체들은 미국에선 시장 점유율이 10.7%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유럽 시장 점유율도 9.4%로 확대했지만,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부진이 전체 시장 점유율을 까먹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중국 시장은 여전히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러시아는 사업중단 리스크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시작된 뒤 러시아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1.6%까지 떨어졌다.
세계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와 지엠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1070만8천대로 전년(1064만대) 보다 0.6% 늘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의 판매량은 1478만4천대로 전년(1571만7천대) 보다 5.9% 감소했다. 폴크스바겐과 르노 등 유럽 업체들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유럽 내수 시장이 줄면서, 판매량이 5.5% 감소했다.
반면 지리, 창안,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1139만대를 팔아 전년(916만7천대) 보다 24.3%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중국 브랜드들의 8개 주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19.5%로 미국 브랜드들의 점유율(18.3%)을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연합 시장에선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멕시코와 아세안 등에선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러시아에선 다른 자동차 업체들이 사업을 철수한 틈을 타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전년에 견줘 24.3% 증가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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