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 한대당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358만원 오른 4381만원으로 나타났다. 부품 공급난 등으로 8년 만에 가장 낮은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많이 팔려 판매금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누적된 대기 수요가 해소되면서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는 168만대로, 전년(173만대)에 견줘 2.9%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및 부품 공급 부족으로 출고 차질을 겪으면서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판매(취득)금액은 73조6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7% 증가하며 2018년 이후 최대였다. 협회는 “전기동력차 및 고급차 선호 증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판매금액에서 신규등록 대수를 나눠보면, 지난해 팔린 자동차 한대당 평균 가격은 전년(4023만원)보다 358만원 높아진 4381만원이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31만1천대로, 대수·금액 기준으로 각각 전체의 18.5%, 33.1%를 차지했다.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전기차는 63.7% 증가한 16만4천대가 팔려 시장점유율(9.8%)이 10%에 달했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7만4천대로 점유율 16.3%를 차지했다.
경유차는 경유 가격 상승 영향 등에 따라 처음으로 전기동력차(하이브리드 포함)에 판매량을 역전당했다. 전기동력차는 지난해 44만8천대 판매됐는데, 경유차는 전년 대비 19.8% 감소하며 33만3천대에 그쳤다. 경유 승용차의 수요가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화물차에서도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1.5% 증가한 172만대로 관측됐다. 협회는 “누적된 대기수요가 해소되고, 지난해 저조한 실적의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기침체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감소하고 고금리가 신규 수요를 제한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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