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현대 상용차 공장에서 대형 트럭 트라고 엑시언트가 시험생산 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발생 이후 판매량이 고꾸라진 중국 상용차 판매량 확대를 위해 중국 대형 투자은행과 손잡았다. 2012년 처음 중국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올해 역대 가장 초라한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투자은행의 투자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8일 중국 베이징 왕징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자회사 시시엠(CCM·Capital Management department)과 중국 상용차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중국국제금융공사는 1995년 북경에 설립된 투자은행으로 시작해 홍콩·상해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중국 200개 지점과 홍콩·뉴욕·런던 등 지사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 기업으로, 매출규모는 7조8천억원, 직원은 13만6천명에 달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와 중국국제금융공사는 공사의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친환경 상품 판매 활성화에 나선다. 현대차는 중국 쓰촨성 상용차 제조공장과 연구개발센터에서 상용 친환경 차량의 연구∙개발, 생산, 딜러 운영 등을 담당하고, 중국국제금융공사는 중국 내 정부, 국유기업, 대형 물류기업 등 다양한 기관들과 펀드를 만들어 신규 판매 채널을 구축한다.
현대차가 중국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건 2012년 8월이다. 중국 쓰촨난쥔자동차와 50대50 비율로 사천현대기차유한공사(CHMC)를 설립하면서 중·대형 트럭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1분기에는 쓰촨난쥔자동차가 가진 지분 50%를 인수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사명도 현대트럭앤버스(HTBC)로 바꿨다. 연간 생산능력은 16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판매실적은 사드 사태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현지에서 3만8560대를 판매했지만 이후 매년 판매량이 줄어 5515대(2019년)까지 떨어졌다. 이듬해 1만4645대를 팔아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7725대에 그쳤다. 올해도 9월 누적 판매량이 1809대에 그쳐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친환경 차량 중심으로 급변하는 시장과 다양한 고객 수요에 부응하는 추진 동력이 될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협업과 상호 신뢰 제고를 위한 지분 거래 계약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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