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2차전에 돌입했다. 앞선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쌍방울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이와이(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3시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쌍방울그룹 1곳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 7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정할 당시 제시한 금액인 3800억원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은 오는 21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24일까지 정식 인수제안서를 내야 한다. 이 때 쌍방울그룹은 구체적인 인수금액을 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특정 인수예정자와 사전계약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시작하는 제도다. 앞선 입찰에선 케이지그룹 계열사, 사모펀드 켁터스피디(PE), 파빌리온 피이로 구성된 케이지컨소시엄이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을 누르고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당시에는 케이지그룹이 3500억원, 쌍방울그룹이 약 3800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쌍용차는 “인수대금과 함께 인수 이후 투입되는 운영자금과 자금조달 방법까지 평가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쪽의 인수대금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자금 증빙에서 케이지그룹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케이지그룹은 이미 예비실사를 마치고 정식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만일 쌍방울그룹의 새 인수조건이 케이지그룹보다 월등히 좋을 경우, 우선 매수권이 있는 케이지그룹의 선택으로 쌍용차 인수자가 결정된다.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조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써낸 뒤 인수를 확정 짓거나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
쌍용차와 한영회계법인은 이르면 6월 말 최종 인수예정자를 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8월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관계인집회와 법원 인가까지 받을 계획이다. 쌍용차는 오는 10월15일까지 회생절차를 마무리해야 청산 절차를 면할 수 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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