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오는 6월 안에 쏘렌토 등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의 엔진오일 증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다. 엔진오일은 주행할수록 양이 줄어야 정상인데, 되레 증가하는 사례가 나와서 문제가 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무상수리 쪽으로 해결책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5∼6월 중 엔진오일 증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차량을 테스트해보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주들이 지난 2월께 엔진오일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엔진오일은 엔진에 공급돼 금속 부품 간 마찰을 줄여준다.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엔진오일 양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나는 일이 발생했다. 소비자들이 지목한 원인은 연료 혼입이다. 엔진오일에서 휘발유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쏘렌토 차주 중심으로 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졌고, 지난 4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2020년 3월 이후 제작되고, 스마트스트림 1.6지디아이(직분사·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엔진에 연료를 분사하는 제어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시동을 걸거나 느린 속도로 달릴 때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꺼내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빨리 달릴 때는 휘발유 엔진으로 움직인다. 엔진으로 움직이다가 배터리 주행으로 변환할 때, 바로 멈춰야 하는 연료 분사가 조금 더 진행되면서 엔진오일로 흘러들어 간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리콜센터 누리집에 엔진오일 증가문제를 신고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리콜센터 누리집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관건은 엔진오일에 섞인 연료가 엔진성능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실제 차량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와 당국은 아직까지 엔진성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데이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료 유입량이 적을 뿐더러 유입된 연료가 엔진 열기에 의해 곧바로 기화돼 날아가서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대책은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연료 분사 제어 방식(로직)을 수정하는 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나면 리콜을 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무상수리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가 무상수리 수준에서 대안을 내놓는다면 차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차주들은 엔진 무상수리 기간 연장, 엔진 교체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의 엔진오일 증가 이슈는 이전에도 지속돼왔다. 유사한 문제가 차종별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건 지금까지 땜질식 처방을 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에는 디젤 엔진 일부 차종, 2018년에는 중국 판매 차량에서 엔진오일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견돼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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