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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중고차도 괜찮다, 데이터를 잡아라!…배터리 제조사의 ‘속내’는

등록 2022-04-28 15:34수정 2022-04-28 15:55

배터리사, 중고차·렌터카 손잡고 데이터 수집
배터리 개발에 주행·충전 데이터 필요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안 내주자 직접 수집에 나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고차·렌터카 업체들과 손잡고 배터리 데이터 수집에 나서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 확대에 대비해 중고 배터리의 정확한 잔존가치를 매기기 위해서인데, 다른 속내도 있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주행·충전 중 변화를 파악해 배터리 개발에 활용해야 하는데, 완성차 업체들이 관련 데이터를 내어주지 않자 직접 수집에 나서는 것이다.

에스케이(SK)온은 28일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와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가치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국토교통부 산하 단체로,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과 가격 산정을 조사한다. 에스케이온은 그동안 축적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협회에 제공하기로 했다. 에스케이온은 “현행 중고차 점검 기준은 내연기관 위주로 돼 있다. 중고 전기차 평가에는 기존 기준이 적합하지 않다”고 협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회사가 협회 쪽에 제공할 데이터는 그동안 중고차·렌터카 업체들과 손잡고 확보한 결과물이다. 에스케이온은 중고차 거래기업 케이카·오토허브셀카, 렌터카 업체 에스케이(SK)렌터카, 충전 플랫폼 이브이 인프라(EV infra)와 함께 배터리 진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겉으로 내세운 목표는 곧 다가올 폐배터리 시장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다른 목적도 있다. 주행·충전 중 배터리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가 필요한데,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두 업계 간 주도권 싸움으로 볼 수 있다. 배터리 업계도 주행 중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한데, 완성차 업체는 관련 데이터를 전혀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전기차값의 4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완성차 업체 쪽에서는 배터리 제조사보다 더 정교한 데이터를 확보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고 한다. 완성차 업체들이 일부 물량만이라도 배터리를 내재화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를 출시하기에 앞서 전 세계를 돌며 차량을 테스트한다. 현대차그룹만 해도 스웨덴·뉴질랜드·중국·미국 등에 각각 주행시험장을 마련해 혹한·혹서 테스트를 한다.

배터리 업체는 이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없다. 관련 업계와 손잡고 주행 데이터 확보에 나선 이유다. 에스케이온 관계자는 “장기 대여 운전자들의 동의를 얻은 뒤 차량에 장비를 장착해 주행 데이터를 획득한다. 회사 쪽 서버로 넘어온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한다”고 말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은 롯데렌탈과 손잡고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삼성에스디아이(SDI)는 아직 관련 서비스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주행·충전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하다. 습하고 기온이 높은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전기차를 충전하거나 주행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모든 상황에서의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면 배터리를 개발하고 성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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