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기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아이오닉6’, 기아 ‘니로 EV’, 아우디 ‘Q4 e-트론’, 벤츠 ‘EQE’, 폴크스바겐 ‘ID.4’, BMW ‘iX3’. 각 업체 제공
응급구조학 전공 뒤 병원에서 2년간 일한 윤상희씨는 자동차 정비에 관심을 품고 퇴사를 결심했다. 이어 동의과학대 자동차과에 입학해 전기차 기초정비 기술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올해 2월 베엠베(BMW) 동성모터스 해운대지점 미래차 전담 어드바이저로 취업했다. 이재설씨는 충북대 공과대학원에서 자율주행, 딥러닝 영상처리 분야를 연구해 지난해 8월 박사 학위를 땄다. 한 달 뒤 딥러닝 기반 차량용 객체인식 솔루션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에 입사해 파트리더로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정부 예산 지원으로 이뤄지는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 성과의 일부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도로 학부 및 석·박사, 재직자·퇴직자, 연구·생산 인력 등 전체 부문에 걸쳐 맞춤형 인재를 키우는 내용이다.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데 따라 급증하는 전문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다.
21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105억원을 투입한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배출된 전문인력은 이들을 포함해 1100명에 이른다. 올해는 지원 규모를 224억원으로 늘려 2233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미래차 전문인력을 3만명까지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내놓았다. 지난해 6월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전략’ 발표 때 2025년까지 1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발 나아간 목표다.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 운영 현황.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부의 유망신산업 산업기술인력전망에 따르면 미래차 분야에 필요한 산업기술인력은 2030년 10만7551명에 이른다. 2020년 기준 7만2326명보다 3만5225명 많다. 2021년부터 연평균 4.0%씩 늘어나는 셈이다. 분야별로는 스마트자동차 분야에서 2020년 9860명에서 2030년 1만6139명으로 가장 큰 폭(연평균 5.1%)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자동차 분야 5만9289명에서 8만6784명으로, 인프라·서비스 분야에선 3177명에서 4628명으로 늘어 각각 연평균 3.9%, 3.8%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재영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은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 성과 보고회에서 “앞으로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은 기업의 수요를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수요 기업이 사전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도입하고, 유연성 있고 적시에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제조·서비스 융합형 인력양성 사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 5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신기술 공급과 분야별 전문인재의 산업계 일자리 채용 연계 강화, 현장 수요 기반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에서 중점 협력하기로 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