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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시끄러워진’ 렉서스 하이브리드…진화인가 퇴행인가

등록 2021-11-27 08:59수정 2021-11-27 09:29

‘뉴 ES 300h F 스포츠’ 시승기
렉서스 ‘뉴 ES 300h F 스포츠’ 앞모습. 박종오 기자
렉서스 ‘뉴 ES 300h F 스포츠’ 앞모습. 박종오 기자

“소리가 달라요.”

도요타 시승 차를 관리하는 김종균 카웨이 이사가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작게 들릴 뿐 적막하다. 도로에 나가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보고 나서야 알았다. 종전 모델에 없던 날카로운 엔진 소리가 들린다.

이달 초 도요타의 대표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배터리를 결합한 차) 자동차인 렉서스 ‘뉴 ES300h F 스포츠’를 타봤다. 지난 9월 출시한 기존 ES300h의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차량이다. 차 이름 뒤에 ‘F 스포츠’가 붙은 건 19인치 휠, 전용 시트 등 옵션을 더해 일반 ES300h 차량보다 잘 달리는 자동차라는 의미다.

일단 겉모습엔 큰 변화가 없다. 차 앞쪽 철망(라디에이터 그릴)을 검고 촘촘한 그물코 모양으로 채우고 ‘F 스포츠’ 모델임을 보여주는 작은 문양을 옆에 붙인 정도가 종전 모델과 차이다. 실내는 앞쪽 12.3인치 화면을 터치식으로 개선하고 운전자 상체를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를 넣은 게 눈에 띈다.

안락한 승차감과 정숙함도 이전 모델과 비슷하다. 도로의 높은 방지턱을 넘어도 실내에 충격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앞 좌석 쪽 양옆 유리창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로 이뤄졌다.

뒷자리도 괜찮다. 무릎 공간엔 주먹 2개 정도가 들어간다. 다만 뒷좌석이 약간 높은 편이어서 키가 178㎝인 기자가 앉았을 때 차 천장과 머리 사이 여유 공간이 넉넉하진 않았다. 뒤에 3명이 타기엔 불편해 보인다.

주행 성능을 강조하는 F 스포츠 모델의 특징은 속도를 올려보면 알 수 있다. 시속 80km 이하에서도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이 밟으면 카랑카랑한 엔진 소리가 난다. 저속에서 내연기관 엔진의 개입을 억제하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만 사용해 조용히 달리는 기존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과 확연히 다르다.

렉서스 ‘뉴 ES 300h F 스포츠’ 뒷모습. 박종오 기자
렉서스 ‘뉴 ES 300h F 스포츠’ 뒷모습. 박종오 기자

주행 모드를 ‘스포츠 S+’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달려봤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가 레드존(엔진의 회전 한계치) 근처인 6천 선까지 금세 올라간다. 운전석 앞 계기반도 빨간색으로 바뀌며 시각적 효과를 더한다. 배기량 2500cc 휘발유 엔진의 힘을 쥐어짜지만, 실제 가속은 무난한 편이다.

차 앞뒤 길이가 5m에 달하는 준대형차인 만큼 조향이나 거동이 민첩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고속에서 빠르게 속도를 줄일 때 차 앞쪽으로 쏠림이 적은 게 인상적이었다. 차의 무게 중심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고속 주행 때 연비도 10km/ℓ가량으로 나쁘지 않았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주행 모드를 ‘노멀(일반)’로 바꾸고 정속 주행하니 연비가 20km/ℓ를 넘겼다. 앞차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차가 스스로 차로 중앙을 달리는 주행 보조 기능도 안정적이다. 알아서 가다 서기를 하지 않고 정차한 뒤 다시 출발할 때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건 아쉬운 점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강자 도요타가 내연기관 엔진의 존재감을 부각한 신차를 내놓은 건 다소 의외다. 시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도 더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리는 전기차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여서다. 시끄러워진 렉서스 승용차는 도요타의 진화와 퇴행 중 어느 쪽을 보여주는 걸까.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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