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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선주문만 15만대…‘제2의 테슬라’ 리비안이 다른점 세 가지

등록 2021-10-06 05:00수정 2021-10-06 14:29

미국 전기차 회사 ‘리비안’ 증권신고서 분석
픽업트럭, 배달용 밴이 주력…상용차 관리 서비스 특화
높은 아마존 의존도는 독될 수도
리비안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 리비안 홈페이지 캡처
리비안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 리비안 홈페이지 캡처

리비안이 제2의 테슬라가 될 수 있을까?

전기차 업계의 ‘샛별’ 리비안이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회사의 사업 전략과 전망 등을 담은 증권 신고서를 공개했다. 미국 월가와 경제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추산하는 리비안의 상장 뒤 기업가치는 약 800억 달러(95조원)에 이른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것(약 73조원)보다 몸값이 높다.

리비안의 전기차를 사겠다며 소비자와 기업이 선주문한 물량만 15만대다. 이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상장 기업 주가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인다. 리비안은 과연 제2의 테슬라가 될 역량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까?

테슬라와 다른 세 가지

<한겨레>가 리비안이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누리집에 공시한 증권 신고서(S-1, 투자 설명서)를 분석해 봤더니 테슬라와는 주력 제품과 서비스 등 크게 3가지가 뚜렷하게 달랐다.

리비안은 2009년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출신 로버트 스카린지가 설립한 미국의 신생 전기차 제조사다. 본사는 과거 테슬라 본사가 있었던 캘리포니아주의 어바인, 공장은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다. 과거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쓰던 생산 시설을 사들였다.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6274명이다.

스카린지 최고경영자(CEO)는 증권 신고서 속 투자자에게 쓴 편지에서 “전기차 설계와 제작에 뛰어든 뒤 효율적인 스포츠카를 만드는 우리의 전략이 옳지 않다는 게 점점 더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로드스터’ 등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를 시장에 먼저 선보이고 대중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등으로 외연을 확장한 테슬라와는 다른 전략을 펼치겠다는 얘기다.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 리비안 홈페이지 캡처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 리비안 홈페이지 캡처

이 회사가 초점을 맞춘 건 픽업트럭과 SUV 그리고 배달용 밴(소형 화물차)이다. 리비안의 주력 시장인 미국은 픽업트럭 및 SUV가 신차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성능은 테슬라 스포츠카 못지않다. 리비안이 지난 9월 첫 출시한 5인승 전기 픽업트럭 ‘R1T’와 연내 출시 예정인 7인승 전기 SUV ‘R1S’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3초 만에 도달한다고 회사 쪽은 소개한다. 차에 탑재한 전기 모터 4개가 독일 포르쉐의 스포츠카를 웃도는 최고 출력 800마력 이상을 발휘한다. 배터리 완충 후 주행 가능 거리는 각각 505km, 509km다. 두 차량은 찻값이 9천만원에 육박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누적 사전 계약 물량이 지난달 말 기준 4만8390대에 이른다.

택배 배송 등 전기 상용차 관리 서비스를 앞세우는 것도 테슬라와 큰 차이다. 자율주행 기술보다는 급성장하는 전자 상거래와 물류 시장에 특화한 성장 전략이다. 리비안은 미국 2위 자동차 회사인 포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아마존 물류 계열사인 아마존 로지스틱스에 배달용 전기 밴 10만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리비안의 배송용 전기 밴 ‘EDV’. 리비안 증권신고서 캡처
리비안의 배송용 전기 밴 ‘EDV’. 리비안 증권신고서 캡처

차만 만드는 게 아니다. 리비안이 선보이려 하는 ‘차대 운영 체제’(Fleet OS)가 대표적인 예다. 이 서비스는 배달용 전기차의 구매부터 운행, 충전, 성능 진단, 무선 업데이트 등 차량 관리 서비스 전반을 통합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물류 기업의 차량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 플랫폼을 내놓아 별도의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리비안은 주력 시장인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서유럽의 전기 픽업트럭 및 SUV, 배달용 밴 시장 규모를 최대 1200조원가량으로 추산한다.

리비안의 위험요인은?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완성차 대량 생산 경험이 없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리비안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2년 반 여간 투자금 2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현재 전기차 연간 15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누적 적자는 3조원을 넘는다. 앞으로 장기간 회사의 현금이 말라붙지 않게 유지하며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갚아나가야 한다. 리비안은 오는 2023년까지 약 9조5천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전기차 생산량을 연 2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지원은 리비안 만의 장점인 동시에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회사 쪽은 투자 설명서에서 “초기 수익의 상당 부분이 주요 주주(아마존)의 계열사로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이 관계를 유지할 수 없거나 (아마존이) 예상보다 차량을 훨씬 적게 구매할 경우 사업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썼다. 높은 아마존 의존도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리비안 전기 밴의 독점 구매권을 갖는 동시에 사전 계약 물량 10만대보다 적은 수의 차를 사거나 차량 인도 시점을 늦출 수 있는 권리도 함께 보유했다.

시장 경쟁은 심해지는 추세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도 리비안과 비슷한 전기 트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월 수천 대에 불과한 중국 니오 등도 올해 초 시가총액 800억달러를 넘은 바 있고 최근 중국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리비안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며 “아마존, 포드 등 거대 기업이 뒤에 있는 것도 다른 스타트업(신생 기업)에 비해 장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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