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거보다 별로네요.”
“실물이 훨씬 나아요.”
현대차의 고급 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전기차 전용 설계를 반영해 생산한 차량) ‘GV60’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그만큼 제네시스 내연기관 차량과 겉모습이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본 GV60 차량의 외관은 실제로 기존 제네시스 자동차와 많이 바뀌었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달리는 게 특징이다.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등 신기술을 적용해 ‘바퀴 달린 아이폰’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GV60의 겉모습 역시 이런 전기차만의 특성을 많이 반영했다.
크게 4가지가 달라졌다. 제네시스 내연기관 자동차는 차량 앞의 커다란 방패 모양을 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엔진의 열을 내보내는 방열기를 덮는 철망)이 상징과도 같았다. GV60에선 이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동차의 번호판이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는 만큼 라디에이터 그릴도 필요하지 않아서다. 대신 아래로 끌어 내려진 철망이 외부 공기를 유입해 전기차 바닥에 깔린 배터리를 식히는 기능을 한다.
방패 모양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조등(헤드램프) 사이에 위치한 기존 내연기관 제네시스 GV70(왼쪽)과 그릴이 아래에 위치한 GV60 전기차(오른쪽)
차의 가장 앞쪽에 붙는 제네시스 로고(엠블럼)도 두께가 확 얇아졌다. 거의 평면에 가까울 정도다. 전시장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제네시스 내연기관 차보다 두께가 80% 정도 줄었다”고 했다. 전화기의 이음새나 경계선을 찾아보기 어려운 애플 아이폰의 매끄러운 디자인을 본뜬 것이다.
이런 심리스(seamless, 이음새 없이 연결되는 디자인) 기술은 엠블럼뿐 아니라 자동차 앞 전반에 적용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차의 앞쪽 엔진룸 덮개(보닛)와 양 옆의 바퀴 부위를 감싸는 철판(펜더)이 분리돼 있는 게 일반적이다. GV60은 다르다. 앞의 펜더를 대폭 줄이고 보닛을 양옆으로 늘려 정면에서 봤을 때 미끈함이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실물을 처음 보면 차가 동글동글하면서 야무지다는 인상을 주는 건 이 때문이다.
내연기관 GV70(왼쪽)과 전기차 GV60(오른쪽)의 앞 펜더 비교
기존 제네시스 내연기관 차량엔 없던 외관의 특색은 또 있다. 뒷좌석 유리창과 적재함 사이 유리 부위에 알파벳 ‘V자’를 형상화한 은색 크롬 선을 넣은 게 대표적이다. 이는 전기차의 전압(볼트)을 뜻하는 것으로 GV60이 잘 달리는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GV60의 고성능 모델인 퍼포먼스 차량은 초반 가속이 빠른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초 만에 도달한다.
윤일현 제네시스 디자인실 상무는 “GV60은 제네시스 라인업 중 퍼포먼스(주행 성능)를 강조한 가장 스포티한 모델”이라며 “그에 맞게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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