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자동차

베일벗은 광주형 일자리 1호차 ‘캐스퍼’…경차 외면 극복 관건

등록 2021-09-01 16:58수정 2021-09-02 02:50

현대차, SUV 경차 캐스퍼 외관 공개
광주형 일자리 위탁 생산 1호차
내년 생산 목표 7만대…경차판매 부진 넘어야
현대차 ‘캐스퍼’.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캐스퍼’. 현대자동차 제공

최초의 국산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1일 위장막(신차의 외관을 가리는 천)을 벗었다. 의미가 남다르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 국정 과제인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한 첫차여서다. 기대와 우려도 엇갈린다. SUV 경차라는 점 때문이다. 틈새시장에서 제 몫을 할 거라는 전망과 경차 판매 부진을 넘긴 어려우리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캐스퍼의 외관을 공개했다. 겉모습은 요즘 인기 있는 SUV를 경차 규격에 맞게 축소한 모양새다.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1.6m에 배기량 1천cc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차 앞쪽의 동그랗고 커다란 주행등을 비롯한 전체 디자인은 일본에서 선호도 높은 경형 SUV를 빼닮았다.

이달 15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캐스퍼는 현대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생산을 위탁해 만든 1호 자동차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동자 임금을 낮추는 대신 일자리를 늘린다는 현 정부의 노사 상생형 일자리 정책에 따라 2019년 설립한 회사다. 광주시와 현대차, 광주은행, 산업은행이 함께 자본금을 댔다.

올해 4월 준공한 60만㎡(약 18만 평) 규모 글로벌모터스 광주 공장은 정규직 520여명을 두고 연간 자동차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캐스퍼의 흥행이 수백 명의 일자리 유지와 정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외관 공개 직후 반응은 나쁘지 않다. 현대차가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경차일 만큼 국내 시장에선 보기 드문 차종이어서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 담당 전무는 “캐스퍼는 개성과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모든 세대를 타깃으로 디자인한 차다. 세대 간 교감을 끌어내는 엔트리 SUV의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건은 판매 호응이다. 시장에선 캐스퍼 가격이 기존 경차인 모닝, 스파크 등보다 높고 바로 윗급의 현대차 소형 SUV 베뉴보다는 낮은 1500만원 내외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최대 난관은 큰 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의 기호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1∼8월 내수 시장 판매 순위를 보면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준중형급 이하 자동차(승용차와 SUV)는 아반떼와 투싼뿐이다. 소형 SUV인 베뉴의 지난해 연간 판매 대수는 1만8천여 대에 그쳤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내년 캐스퍼 생산 목표 7만대는 꽤 달성하기 어려운 고지인 셈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처럼 기아의 경차 모닝, 레이를 수탁 생산하는 동희오토의 연간 매출액도 2012∼2014년 2천억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1200억원대로 반 토막 났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제조사와 부품사의 손익 분기점 기준을 연간 판매 대수 5만∼7만 대 가량으로 추산한다. 개별 차종의 경우 최소 5만 대 이상 팔아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 회사에 이익이 남고 신규 투자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캐스퍼도 시장에 처음 선보인 차량인 만큼 일단 신차 효과(신차 출시 직후 판매량이 올라가는 현상)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판매 성적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되기 위해선 현대차가 손 뗀 이후를 대비한 대안을 지금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신차 생산 일감을 계속 광주글로벌모터스 쪽에 떼어주리라 장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여의도 카톡 먹통 대비, ‘브릿지파이’ 미리 설치하세요 1.

여의도 카톡 먹통 대비, ‘브릿지파이’ 미리 설치하세요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2.

15년 농심 연구원이 추천한 ‘라면 가장 맛있게 먹는 법’

이창용 “계엄 선포 장면, 처음엔 딥페이크인 줄 알았다” 3.

이창용 “계엄 선포 장면, 처음엔 딥페이크인 줄 알았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15일 경찰 참고인 조사”…‘내란 국무회의’ 참석 4.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15일 경찰 참고인 조사”…‘내란 국무회의’ 참석

국내외 경제·경영학자 488명 “윤석열 즉각 탄핵” 시국선언 5.

국내외 경제·경영학자 488명 “윤석열 즉각 탄핵” 시국선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