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전기차(EV). 한국지엠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1조원 가량을 들여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결함 시정조치)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2017∼2019년식 일부 차량만 대상으로 했으나 추가 결함을 발견해 이후 생산 차량도 함께 리콜하겠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는 20일(현지 시각) “지난 리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2019년형 볼트 EV 9335대와 2020∼2022년형 볼트 EV·EUV 6만3683대를 추가 리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리콜 대상에 새로 들어간 2019년 이후 생산 차량 7만3018대는 모두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전기차다. 한국 판매 차량 중엔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종전 383km에서 414km로 늘어난 2020년형 이후 볼트 전기차가 리콜 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리콜 대상 확대는 볼트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 결함을 추가로 발견했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 쪽은 “볼트 전기차에 들어간 엘지(LG) 배터리의 제조 공정과 배터리팩 분해 조사를 통해 엘지 오창공장 외에 다른 공장에서 생산한 특정 배터리셀에도 제조 결함이 있는 걸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 제너럴모터스는 엘지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2017∼2019년식 볼트 전기차 약 6만9천대(한국 판매 차량 9477대 포함) 중 배터리 결함이 있는 일부 차량의 배터리를 무상 교환하는 리콜을 결정했다. 그러나 엘지의 다른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에서도 문제가 나타난 만큼 리콜 대상을 사실상 볼트 전 차량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는 이번 추가 리콜 비용을 약 10억 달러(약 1조1835억원)로 예상했다. 제너럴모터스는 엘지에 비용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엘지 쪽은 “고객사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제너럴모터스, 엘지전자, 엘지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충당금 설정과 분담 비율 등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했다
볼트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배터리 단품인 배터리셀을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고, 엘지전자가 이 셀을 배터리 모듈 5개로 묶어서 제너럴모터스에 납품했다.
엘지전자와 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 제너럴모터스의 볼트 전기차 6만9천대 리콜 결정에 따라 올해 2분기 리콜 비용(충당금) 2346억원, 910억원을 각각 반영한 바 있다. 이번 리콜 대상 확대로 인한 추가 비용은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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