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코의 창업자 고(故) 탁시근 회장의 손녀 3인이 최근 작고한 부모에게 상속받은 ㈜도루코 주식 1만 7천3백 주를 경희대학교에 현물 기부했다. 사진 좌측부터 경희대 한균태 총장, 기부자 가족 배병준 씨, 법무법인 로고스 이정부 고문. 경희대 제공
면도기 생산으로 국내에서 독보적 위치인 ㈜도루코의 창업자 고(故) 탁시근 회장의 손녀 3인이 최근 작고한 부모에게 상속받은 ㈜도루코 주식 1만 7천3백 주를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에 현물 기부했다. 익명으로 주식을 전달해 온 기부자들은 경희와 특별한 연고가 없다. 기부자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더라도 꿈을 잃지 않고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인재 양성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부모의 뜻을 기리기 위해 기부처를 찾던 중 경희학원의 가치와 철학, 미래 비전에 공감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경희대와 기부자 가족은 고인의 이름을 딴 ‘탁홍열·김명자 인류사회공헌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학생들의 사회공헌 및 봉사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경희대 서울캠퍼스 본관 213호에서 열린 기부식에는 기부자의 아들 배병준 씨, 기부자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로고스 이정부 고문과 허영범 변호사, 손지영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수가 참석했다. 경희대에서는 한균태 총장과 김원수 미래문명원장, 이기라 대외협력처장, 최현진 미래혁신단장이 이들을 맞이했다.
미원 조영식 박사의 미래 비전, 교육철학 구현된 경희대에 기부 결정
작년 말과 올해 초 차례로 부모를 여읜 기부자들은 생전에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의 뜻을 기리고자 유산 중 일부를 교육기관에 기부해 장학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심했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지도자 양성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보람된 일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경희대를 선택한 것은 경희의 창학정신과 미래 비전, 교육철학 때문이다.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 조영식 박사와의 인연으로 경희의 가치와 철학을 잘 알고 있던 이 고문이 기부자에게 경희대를 추천했다. 이 고문은 목원대 법과대학 교수로 시작해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 부총장과 총장직무대행 등 여러 보직을 역임했다. 이후 경원전문대학, 국제대학교, 동아방송대학교(현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등 여러 고등교육기관의 총장직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로고스의 사학경영지원센터 자문업무를 맡고 있다.
이 고문은 “경원대 부총장과 총장직무대행 직을 맡던 시기였다. 대학 총장 회의에 참석하면 가나다순으로 자리를 배치했기 때문에 언제나 조영식 박사 옆자리에 앉게 됐다. 이후 한의대 설립이나 교수, 총장 초빙 등 대학 운영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구할 정도로 교분을 쌓았다”고 경희학원 설립자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아울러 “기부를 결정하고 경희대 캠퍼스를 돌아보면서 조영식 박사가 50년대 말부터 미국 등 해외 여러 대학으로 출장을 다니며 구상했던 캠퍼스의 모습이 제대로 구현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단순히 성적순이 아닌 학생의 창의적 도전정신 지원하고 싶어”
이 고문은 “조영식 박사는 1980년대부터 미래 사회는 국제화 시대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대학 운영과 학사과정, 커리큘럼 등도 이에 걸맞게 대비하는 원대한 꿈을 가졌던 분”이라며 “단순히 성적순으로 주는 장학금이 아니라 국제화 시대의 지도자가 될 잠재력을 가진 학생, 창의적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가졌다면 비록 성적이 꼴찌라도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을 만들어 보자고 기부자들과 논의하면서 떠오른 학교가 경희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유치원부터 대학원, 사이버대학까지 평생교육 실현을 위한 각급 교육기관을 갖춘 경희학원 시스템이 기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
한 총장은 “경희대는 지난 2011년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지구사회봉사단을 설립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학생들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해 오고 있다. 또한 ‘꿈 도전 장학’과 같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성 장학제도도 마련돼 있다”라며 “인류사회공헌이라는 장학기금의 이름에 담긴 고인과 기부자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대학다운 미래대학, 학생들이 마음껏 꿈꾸고 배울 수 있는 대학으로 가꿔가겠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부자 가족 대표로 참석한 배병준 씨는 “어머니와 이모님들을 대신해서 오늘 기부식에 참석하게 됐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가족들의 슬픔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경희대가 두 분 존함으로 명명한 장학기금을 제안해 주셨다. 두 분을 오랫동안 기념하고 고마운 분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과 좋은 뜻으로 받아주신 경희대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 자료 제공 : 경희대학교
< 이 기사는 대학이 제공한 정보기사로, 한겨레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