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바가노르구에 조성한 '대한항공 숲' 전경. 대한항공 제공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150㎞를 달리면 바가노르구가 나온다. 몽골의 대표적인 탄광 도시다. 이곳 노천 광산의 석탄 분진은 들판을 그대로 통과해 인근 마을까지 날린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흙빛이었던 바가노르구에 2004년부터 나무를 심어왔다.
몽골 식림 활동은 대한항공 임직원 100~200명이 매년 5월 참여하는 큰 행사다. 지금까지 심은 나무만 12만5300여그루, 숲 면적은 총 44만평방미터다. 서울 여의도 공원의 2배 크기인 이곳의 공식 명칭은 ‘대한항공 숲’이다.
숲에 심어진 나무들은 메마른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포플러, 비술나무, 차차르간(비타민 나무) 등의 수종이다. 잘 자란 포플러 나무 한 그루는 먼지 약 30㎏을 막는 효과가 있다. 산소를 내뿜고 나무 뿌리로 토양의 수분을 잡아 사막화 방지에도 기여한다. 대한항공 숲에 심은 비타민 나무는 해마다 열매를 맺는데, 그 양이 연간 1.4톤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이 나무 열매를 수확해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2004년 5월 첫 식림 활동 당시 모습으로 대한항공 임직원들과 몽골 현지 주민이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지난 2006년에는 몽골 정부가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 녹지 조성 사업 평가에서 바가노르구가 우수 도시로, 대한항공 숲이 친환경 봉사 활동 우수 사례로 각각 선정돼 벤치마킹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09년 5월에는 몽골 자연환경관광부로부터 ‘자연환경 최우수 훈장’을 받았다. 20년간 이어온 녹색을 향한 여정은 어느새 우리나라와 몽골 양국 간 우호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사막화를 막고 지구를 푸르게 가꾸는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대한항공 숲 인근에 또 다른 조림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림 활동과 함께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바가노르구 국립학교 등 7곳에 ‘대한항공 컴퓨터 교실’을 기증했고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현지 의료 봉사도 했다. 최근 산업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ESG 경영을 20년 전부터 실천해온 셈이다. 김아리 기획콘텐츠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