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100 °] 덕수궁·남산 찍고∼전망대 올라∼
‘서울거리는 넓고 볼거리는 많다.’ 등잔 밑이 어둡다. ‘서울 사는 사람 치고 서울 구경 제대로 해본 사람 드물다’고 한다. 설 연휴가 이어진다. 연휴를 서울에서 지내는 이라면, 짬을 내 온가족 시내 나들이에 나서볼 만하다. 거리엔 차량과 인파가 줄어, 길은 잘 뚫리고 즐길거리는 많아진다. 역귀성한 가족과 함께 하는 시내 구경도 즐겁다. 모처럼 서울 구경 한번 착실하게 해보자. 고궁·박물관 관람도 좋고, 남산이나 고층빌딩 전망대의 시내 전경 감상도 추천할 만하다. 자가용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도 좋지만, 좀더 편리하게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서울 시티투어 버스’다. 버스에서 관광지 정보를 들을 수 있고 입장료 할인쿠폰도 제공된다. 시티투어 버스의 코스와 이용법, 시내 전경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를 알아본다. 서울 시티투어 버스 타고 명소 둘러보기 서울 시티투어 버스는 시에서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내·외국인을 위한 서울시내 관광 전용 버스다. 월요일을 빼고는 매일(월요일이 휴일일 땐 다음날 쉼)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30분 간격으로 7대의 35인승 대형 버스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을 출발해 시내 주요 명소를 순환 운행한다. 시티투어 버스의 매력은 표 한장을 사면, 원하는 관광지에 내려 원하는 시간 만큼 둘러보고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오므로, 시간을 미리 알아두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정류장의 원통형 기둥엔 시티투어 버스 도착 시간과 경유지들이 적혀 있다. 하루에 주요 명소 서너 곳은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
세 가지 코스가 있다. ?5c도심 순환 코스(9시~19시)는 남대문시장·국립중앙박물관·남산한옥마을·남산서울타워·대학로·창경궁·인사동·청와대·경복궁 등 27곳의 명소를 거쳐 광화문으로 돌아온다. ?5c고궁 코스(9시~17시30분)는 덕수궁·청계광장·한국관광공사·창덕궁·창경궁·창덕궁·경복궁 등 고궁 위주의 명소 15곳을 들른다. 저녁 7시50분과 8시 두 차례 출발하는 ?5c야경 코스는 한강에 걸린 다리들을 넘나들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누비며 야경을 감상한다. 남산 서울타워와 청계광장 등 세 곳에 정차한다. 버스엔 안내원이 탑승해 관광지 설명과 길 안내를 해준다. 좌석마다 ‘다국어(한·중·일·영·프) 음성 안내기’가 있어 정차지와 주변 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울시티투어 사업본부 김호상 실장은 “시티 투어버스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다”며 “하루 이용객 200~500명의 절반이 외국인이고, 나머지도 서울 사람보다는 지역 단체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심·고궁 코스 1일권은 1만원(고교생 이하 8000원), 1회 탑승권과 야간 코스권은 각 5000원(〃3000원). 10인 이상 단체 및 5인 이상 가족에겐 1일권 10% 할인. 승차권엔 주요 관광지 입장료 10~30%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 딸려 있다. (02)777-6090.
● 시티투어 버스 알차게 이용하려면=미리 홈페이지(www.seoulcitytourbus.com)를 방문해, 기초 정보를 살펴본 뒤 가족이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한다. 입장료와 시설의 주요 볼거리, 둘러보는 시간 등을 살펴 비용을 계산하고 일정을 짠다. 고궁 등은 휴관일과 개·폐장 시각, 입장료 등이 다르므로 확인해 둬야 한다. 일부 고궁은 설 연휴 기간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관광지의 역사적 배경 등은 미리 공부해가는 게 좋다. 광화문 승차장 옆 안내소에서 지도와 주요 명소 안내자료, 정류장 주변의 먹을 만한 식당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 설연휴에 한복 입으면 고궁 무료입장=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고궁들은 설 당일엔 전원 무료, 앞뒤 연휴엔 한복을 입은 사람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덕수궁·창경궁·경복궁·종묘·고궁박물관 등이다.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은 제외된다.
전망대 올라 서울시내 전경 감상하기 63빌딩 전망대=여의도 63빌딩은 지상 249m, 해발 254m의 높이를 자랑한다. 60층에 자리잡은 전망대 ‘63스카이덱’은 한강을 비롯한 서울시내 전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눈에 들어올 정도로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망원경을 통해 시내 구석구석을 상세히 관찰할 수도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야경은 매우 아름답다. 한강의 상·하류로 조명시설이 된 다리들이 첩첩이 이어지고, 굽이치는 강변 도로를 따라 꼬리를 문 자동차 불빛들이 볼만한 경치를 선사한다. ‘신비한 만화경’ ‘신비의 소리’ ‘노래하는 징검다리’ 등 재미있는 체험 시설물도 설치돼 있다. 최근엔 ‘마이 걸’이라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배경으로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망대 북동쪽 공간은 저녁 7시부터 ‘전망 카페’로 이용된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관광엘리베이터도 흥미롭다. 지하 1층에서 60층까지 오르는 1분20초 동안, 고도에 따라 바뀌는 서울의 ‘스카이 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관광엘리베이터와 전망대 이용료 어른 7000원, 어린이 5500원.
63빌딩은 최근 대대적인 내부 재단장 공사를 끝내고 지난 21일 재개관했다. 지하 3개 층의 낡은 시설물을 바꿔 여가·문화·음식·쇼핑 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대형 수족관인 63씨월드엔 물개학교·수중마술쇼 등 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아이맥스 영화관도 스크린·음향시설 등을 새로 들여왔다. (02)789-5554. 남산 ‘N서울타워’ 전망대=1975년 방송 전파 송신을 위해 건설된 탑으로, ‘CJ 엔시티’가 10년간 임차한 뒤 최근 7개월간 150억원을 들여 수리하고 재단장해 지난달 새롭게 선보였다. 이름도 남산 서울타워에서 ‘엔(N)서울타워’로 바꿨다. 해발 높이 360m. 가장 높은 곳에서 서울시내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맑은 날, 개성 송악산과 인천 앞바다가 눈에 잡힌다. 전망대를 ‘아날로그 전망대’와 ‘디지털 전망대’로 나눴다. ‘디지털 전망대’에서는 디지털 모니터 망원경과 32대의 엘시디 모니터를 통해 600년 서울의 역사와 사계절을 만날 수 있다. 전망대엔 ‘볼일’을 보며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하늘 화장실’도 마련됐다. 타워 전면엔 최신 조명시설을 설치해, 저녁 5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매시 정각부터 5분간 시시각각 색과 모양이 바뀌는 조명 쇼를 펼친다. 입장료 7000원(어린이 3000원).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들를 수 있다. (02)775-5672. 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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