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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를 기다리는 긴 행렬. /필진네트워크 아
달밤에 스키를 타고 있네! 청승맞게 뜬 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스노우 보드족들로 붐비는 야간스키장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려는 젊은 스키어들의 열기는 보름달을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힙합유행과 시기를 같이해 번진 보드열풍은 매서운 강추위를 녹이고도 남았다. 전국의 야간스키장이 일제히 개장된 가운데 포천에 있는 한 스키장을 찾았다. 준비완료 주 5일제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야간스키는 새로운 겨울스포츠로 자리 잡아서 대부분의 스키장에선 각종 이벤트와 특별행사로 젊은이들을 끌어 모은다. 마치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리프트엔 줄이 길게 이어졌고, 넒은 주차장은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몇 년 전만해도 스키인파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새 보드를 타려는 젊은이로 넘쳐나는 것을 보니 조만간 스노우 보드만을 전문으로 즐기는 구역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스노우 보드는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실제로 초기에는 위험한 저급문화라는 편견때문에 스키장에서 타는 것을 금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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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좋다. /필진네트워크 아
만원사례 주차장 남쪽 들판에서는 1m가 넘는 눈때문에 오도가도 못하여 죽을 맛이지만 , 이곳에서는 눈이 부족해 막대한 돈까지 들여 인공눈을 만들고 있었다. 기계 한 대를 한 시간 돌리는데 대략 1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하니, 겨울 스포츠치고는 가히 돈먹는 스포츠라 하겠다. 콘도를 빌려 여유있게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리프트권만 구입하여 간단한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운 후 스키를 즐기는 실속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실제로 강원도 이름난 스키장엔 야간스키를 타고 지하주차장이나 찜질방에서 쪽잠을 자며 스키를 즐기는 맹렬파도 있다고 하니 그 또한 한때의 추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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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스키장의 어린이. /필진네트워크 아
잠시 추위를 녹이고 무엇보다 야간스키를 즐기는 이유는 우선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한낮에 비해 햇볕이 없어 눈(眼)의 피로감이 덜하고, 피부보호에 유리하여 여성에게도 인기가 있으며, 낮에 비해 부상확률도 낮다는 점이다. 초저녁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취위 속에서도 인파로 붐비는 것을 보면 야간스키의 매력은 짐작이 간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가까운 용인, 포천, 강촌등에 있는 스키장엔 주중에도 야간을 이용해 스키나 보드를 타려는 직장인과 젊은이들로 넘쳐난다고 한다. 필자가 간 스키장도 야간스키가 끝나자 주차장의 차량이 거짓말처럼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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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 살포./필진네트워크 아
눈(雪)은 과학에서 물의 결정체라 한다. 하지만 그 눈이 민간에서는 풍요와 상서로움의 표시였다.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고도 하고, 남원지방에서는 첫눈을 받아먹으면 눈(眼)이 밝아진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봄눈 녹듯 한다. “라는 말이 있듯이 눈은 시련과 희망을 동시에 내포하기도 한다. 눈은 그래서 시인 묵객들에겐 겨울철 단골 소재로 등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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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눈썰매. /필진네트워크 아
신나는 아이들 한편 스키장에 위치한 눈썰매장은 비교적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당일치기로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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