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서는 귀인이 죽으면 사람을 죽여서 순장을 하니 그 수가 많을 때는 100명에 이르렀다'(삼국지 위지 동이전 부여조).
순장은 어떤 죽음을 뒤따라 다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강제로 죽여서 주된 시체와 함께 묻는 고대시대 장례 습속이었다.
2005년 10월초 가야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는 김해.
주 행사장인 대성동고분박물관 옆 언덕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순장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언덕 위에 땅을 파 나무로 만든 관을 묻고 뚜껑이 열린 관 속으로 학생들이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들어가 누우면 도우미들이 위에서 뚜껑을 덮고 흙까지 뿌렸다가 조금 지나 꺼내준다.
'이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고 동생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여러 곳을 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겠습니다'
체험을 할 사람은 먼저 이런 비문을 써서 도우미한테 맡기고 관 속으로 들어가야한다.
관 안쪽엔 토기와 칼 등 부장품도 몇 점 들어있고 학생들은 책가방을 갖고 들어간다.
뚜껑위에 흙이 뿌려지고 나면 도우미들은 아이들을 향해 '이제 부모님 말씀 잘 들을 거지?, 동생들도 괴롭히지 않고...'라며 다짐을 받곤 '이제 환생하는거야!'라며 꺼내준다.
아이들이 관 속에 들어간 상태에서 흙까지 뿌리면 함께 갔던 부모들도 잠시 놀라는 기색이고 잠시 후 관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도 일순 심각한 얼굴을 하지만 곧 '까르르' 웃는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400∼500명가량이 체험장을 다녀갔다.
체험장 주변 노인들은 아이들을 향해 '너희들이 죽음을 알아?' '쟤들이 3∼4분간 누워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지켜보는 듯 했다.
도우미로 일하던 황상미(24.여)씨는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따라 죽는다는 것이 지금 풍속으론 이해하기 힘들지만 잠시라도 죽음을 생각해보고 다시 살아난다는 체험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 (김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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