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영도 남서해안을 따라 설치된 절영해안산책로. 고기도 잡고 경치도 즐기려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멀리 부산시내 송도의 번화가 모습이 바라다보인다.
절영산책로 거닐면 나도 영화 주인공이 된다
해마다 시월이면 부산은 숱한 ‘볼거리들’로 부산스러워진다. 볼거리를 찾아 영화광들이 부산으로 몰려든다. 갓잡아올린 생선같은 새 영화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6~14일) 기간에 영화를 감상하고 부산의 명소와 먹을거리를 두루 즐기다 보면 부귀영화를 다 누린 듯 행복해질 터이다.
영도 절영 해안산책로 부산의 볼거리, 하면 먼저 영도의 태종대를 떠올리지만, 태종대 가는 길에도 멋진 해안과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영선동에서 동삼동까지 바닷가를 따라 3㎞의 해안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절영 해안산책로다.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이곳에서 촬영했고, 얼마전엔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태풍’을 찍었다.
영선∼동삼동 바닷길따라 3km
계단 오르며 바위절벽 시선두고
파도소리 음향에 귀 기울이면
어느 스크린에 이 풍경 담겼을까? 절영도(絶影島)는 영도의 옛 이름이다. 절영이란, 달리는 말이 그림자를 끊어버릴 정도로 빠르다는 뜻으로 쓰인다. 절영도는 신라 때부터 나라에서 말을 놓아 기르던 섬으로, 명마가 많이 나기로 유명했다. 명마를 탄 듯 빠르게 영도를 둘러볼 수도 있겠지만, 이 곳 산책로에선 느릿느릿 걸으며 해안 경치를 감상해 보는 게 좋겠다. 부산 도심과 푸른 바다, 기암절벽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이 어우러진 이 해안에선 영화 보느라 쌓인 눈의 피로도 금새 풀릴 듯하다.
2001년 처음 산책로를 개설했다가, 태풍 매미로 훼손된 것을 지난해 복구작업을 거쳐 올초 새단장해 선보였다. 울창한 숲과 바위절벽, 푸른 바다 사이로 이어진 철계단·나무계단·돌계단을 오르내리며 가볍게 등산하는 기분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높직한 바위절벽 위엔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내해엔 정박한 대형 선박들이 장관을 이루고, 그 너머론 나무섬·형제섬 무리가 아스라히 바라다보인다. 맑은 날엔 태종대 앞바다의 주전자처럼 생긴 섬 생도 부근에서, 53㎞ 떨어진 대마도까지 관찰할 수 있다.
산책을 더 즐겁게 하는 건 바윗자락에 앉고 선 낚시꾼들과 물질하는 해녀들이 자아내는 풍경이다. 백련사 정자 밑에서 반도 보라아파트쪽 길 옆의 이른바 해녀촌에선 해녀들이 잡아올린 고둥·대합·해삼·멍게 등 해산물을 사먹을 수 있다. 몽돌밭을 쓸어내리는 청아한 파도 소리는 덤이다.
산책로변에 자연발효식 화장실 6곳이 설치돼 있고, 음수대·발지압로 등도 마련돼 있다. 산책로를 왕복으로 완주하기엔 시간이 꽤 걸리므로(3~4시간), 백련사 정자, 함지골체육공원, 75광장, 85광장 등의 진입로를 통해 잠시 걸으며 해안을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산책로가 시작되는 영선동 반도 보라아파트 뒤쪽과,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절영로(6101번 도로)변의 함지골체육공원, 85광장에 공영주차장(주차료 1000원)이 있다. 산책로는 중리산책로와, 감지해변 산책로로 이어진다. 태종대까지 해안길이 있으나, 일반인이 길을 찾기에 어려움이 있다. 문의 (051)419-4871.
남포동 피프광장과 광복동 먹자골목 남포동 일대엔 대영시네마·부산극장·부영극장·은아극장·국도극장 등이 몰려 있다. 자갈치시장 입구 맞은편 ‘피프존’ 건물과 대영시네마 사잇길로 들어가면 피프(PIFF)광장이 있다. 길바닥에 유명 영화인들의 손바닥 도장을 찍어 새겨놓은 거리다.
골목길 지나 길 하나 건너면, 쇼핑골목·먹자골목이 즐비한 광복동으로 이어진다. 세명약국 옆 골목이 40여곳의 좌판 음식점들이 늘어선 유명한 먹자골목이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거리 좌판 음식점 골목으로, 아리랑골목 또는 재미난 골목으로도 불린다. 100m 가량 이어진 좌판들에서 순대·잡채·냉면(2000원), 충무김밥·잔치국수(2500원), ‘뚜뚜’로 불리는 상어 내장과 꼼장어 껍질 요리(5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한 골목 건너의 새부산골목엔 오징어·고구마 등 각종 튀김을 파는 노점들이 많다. 드라이브와 밤경치 감상 해운대에서 달맞이고개·송정해수욕장·대변항·해동용궁사로 이어지는 해안길 드라이브를 즐겨볼 만하다. 달맞이고개엔 전망좋은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고, 가을 멸치잡이가 한창인 대변항 주변에는 영화 ‘친구’의 촬영지가 있다. 기장에는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깝게 지어진 절 해동용궁사가 있다. 부산 야경 감상엔 금련산이 꼽힌다. 남구·수영구·진구·연제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지 않은데다 차로 오를 수 있어 밤낮으로 테이트족들이 드글대는 곳이다. 남구 남천동 쪽에서 주로 오르는데, 최근 연제구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새로 났다. 오르면서 오른쪽으로 불을 밝힌 광안대교 쪽 풍경이 황홀하게 펼쳐진다. 산 꼭대기엔 송신탑, 봉수대가 있다. 꼭대기 가까이엔 찻집이 있고, 길가엔 커피·간식 등을 파는 노점들도 늘어서 있다. 중구 영주동의 민주공원(대청공원·중앙공원)도 이름난 부산항 야경 감상지다. 부산/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부산왔다고 회만 잡숫고 가시려오? ‘영화제도 식후경’ 소문난 맛집들 부산 음식이 회말고는 별로라는 이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부산에도 오랜 구력으로 독특한 맛을 간직해 온 곳들이 많다.
기장 곰장어 짚불구이=볏짚으로 불을 질러 구워먹는 전통 방식의 ‘짚불구이 곰장어’로 이름난 집. 4대째 곰장어 요리만 한자리(기장읍 시랑리)에서 해오고 있다. 아궁이에 볏짚을 쌓고 석쇠에 곰장어를 얹은 뒤 불을 붙이면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는데, 이 열로 세 번 구워 식탁에 낸다. 곰장어 밑에 솔잎을 깔기도 한다. 검게 탄 곰장어들이 징그럽게도 느껴지지만, 껍질을 벗겨 내면 뽀얀 속살이 드러난다. 곰장어꾼들은 이것만을 찾는다지만, 일반인들은 양념구이를 선호한다. 양념은 고추장에 20여가지 한약재와 배, 직접 담은 술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독특한 맛을 낸다. 짚불구이·생솔잎구이·양념구이 모두 1㎏에 3만원. (051)721-2934.
해운대 청사포 수민이네=최근 조개구이·장어구이로 급부상한 노천식 해변 식당이다. 이 집이 손님이 늘면서 주변에도 조개구이·장어구이 간이식당들이 여러개 생겨났다. 본디 바닷가에서 포장마차식으로 운영하다, 손님이 끓으며 식당으로 발전했다. 맛은 있으나, 서비스는 좋지 않다. 실내나 파라솔 밑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데, 산 붕장어를 그대로 쏟아 익힌 뒤, 잘라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잘 익은 열무김치맛이 뛰어나다. 구이를 먹은 뒤 양은냄비에 끓여주는 라면, 김에 싸먹는 돌솥밥도 별미다. 조개·장어구이 한접시(3인분) 각 2만원.
옥미 아구찜=수영구 망미동. 21년째 아구요리를 해온 집이다. 매콤하게 만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생아구에 미나리 버섯 들깨 등 20여가지 재료를 써서 맵지 않은 찜을 만드는 게 특징이다. 인공조미료 대신 미더덕·미역·조개 등을 이용한 해산물 양념을 사용해,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찜을 먹은 뒤엔 감자국수(1000원)을 시켜 남은 양념에 비벼 먹는다. 2만(2인분)~3만4000(4인분)원. 아구탕·아구수육도 낸다. (051)754-3789.
서면 복개천 일식 신구찌=정통 일식을 내는 대형 횟집이지만, 싸고 맛있다. 낮에는 회덮밥(5000원)·매운탕(〃)·유부초밥(〃)·구이정식(6000원)·장어정식(8000원) 등이 나오고, 저녁엔 도다리·전어 회와 도미 소금구이, 대하칠리구이, 초밥 등이 이어지는 코스요리가 1인 1만5000원부터 5만원짜리까지 나온다. (051)803-0058.
이밖에 동래구청 옆 40여년 된 동래할매파전, 한우·피자·콩요리를 내는 영도 함지골공원의 대형 음식점 목장원, 금정산성 안의 산성막걸리·염소불고기를 내는 산성마을 먹거리촌 등이 이름높다.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계단 오르며 바위절벽 시선두고
파도소리 음향에 귀 기울이면
어느 스크린에 이 풍경 담겼을까? 절영도(絶影島)는 영도의 옛 이름이다. 절영이란, 달리는 말이 그림자를 끊어버릴 정도로 빠르다는 뜻으로 쓰인다. 절영도는 신라 때부터 나라에서 말을 놓아 기르던 섬으로, 명마가 많이 나기로 유명했다. 명마를 탄 듯 빠르게 영도를 둘러볼 수도 있겠지만, 이 곳 산책로에선 느릿느릿 걸으며 해안 경치를 감상해 보는 게 좋겠다. 부산 도심과 푸른 바다, 기암절벽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이 어우러진 이 해안에선 영화 보느라 쌓인 눈의 피로도 금새 풀릴 듯하다.
금련산 중턱에서 바라본 부산 광안대교쪽 야경.
골목길 지나 길 하나 건너면, 쇼핑골목·먹자골목이 즐비한 광복동으로 이어진다. 세명약국 옆 골목이 40여곳의 좌판 음식점들이 늘어선 유명한 먹자골목이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거리 좌판 음식점 골목으로, 아리랑골목 또는 재미난 골목으로도 불린다. 100m 가량 이어진 좌판들에서 순대·잡채·냉면(2000원), 충무김밥·잔치국수(2500원), ‘뚜뚜’로 불리는 상어 내장과 꼼장어 껍질 요리(5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한 골목 건너의 새부산골목엔 오징어·고구마 등 각종 튀김을 파는 노점들이 많다. 드라이브와 밤경치 감상 해운대에서 달맞이고개·송정해수욕장·대변항·해동용궁사로 이어지는 해안길 드라이브를 즐겨볼 만하다. 달맞이고개엔 전망좋은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고, 가을 멸치잡이가 한창인 대변항 주변에는 영화 ‘친구’의 촬영지가 있다. 기장에는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깝게 지어진 절 해동용궁사가 있다. 부산 야경 감상엔 금련산이 꼽힌다. 남구·수영구·진구·연제구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지 않은데다 차로 오를 수 있어 밤낮으로 테이트족들이 드글대는 곳이다. 남구 남천동 쪽에서 주로 오르는데, 최근 연제구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새로 났다. 오르면서 오른쪽으로 불을 밝힌 광안대교 쪽 풍경이 황홀하게 펼쳐진다. 산 꼭대기엔 송신탑, 봉수대가 있다. 꼭대기 가까이엔 찻집이 있고, 길가엔 커피·간식 등을 파는 노점들도 늘어서 있다. 중구 영주동의 민주공원(대청공원·중앙공원)도 이름난 부산항 야경 감상지다. 부산/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부산왔다고 회만 잡숫고 가시려오? ‘영화제도 식후경’ 소문난 맛집들 부산 음식이 회말고는 별로라는 이들이 간혹 있다. 그러나 부산에도 오랜 구력으로 독특한 맛을 간직해 온 곳들이 많다.
부산 광복동 먹자골목(아리랑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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