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여행·여가

미소년‘마이클 피트’ 의 섹스 어필

등록 2005-06-08 17:41수정 2005-06-08 17:41

우리 시대의 미소년 애호는 이제 보는 것만으로는 족하지 않게 됐다. 요즘 나이 든 여자와 어린 남자의 짝짓기 무드 속에서 드라마나 영화 만들기가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자칭타칭 ‘우리 사무실에서 딸의 남자 친구를 뺏을 것 같은 여자 1위’로 뽑힌 자의 눈으로 보건대, 박철수 감독의 <녹색 의자>와 지금 한창 촬영 중인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를 빼면 다 억지스럽기 그지없는 코미디에 불과하다.

설마 17살 소년이 여자와 섹스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픈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이니 ‘미성년 추행’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고(대부분의 남자들이 첫경험을 중고등학교 때 치르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남자의 섹슈얼리티나 그 어린 남자를 통해 성숙한 여자가 경험했을 열락의 세계에 대해 논하는 일이라면 좀 흥미가 있다.

개인적 취향을 말하자면 요즘 <몽상가들>의 마이클 피트만큼 섹스 어필한 미소년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의 하얗고 가느다란 육체가 가진 관능미다. 결정적으로 사람들은 그 허약해 보이는 ‘장미’가 흥분하면 매우 강하고 단단한 ‘권총’으로 변한다는 사실(영화 <몽상가들>은 그의 단단하게 발기된 페니스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을 알게 됐다. 그 때문에 소녀들은 물론 성숙한 여자들, 심지어 성숙한 남자들까지도(‘성난 3인치’의 비애로운 남자 헤드윅) 그를 어머니처럼 돌보기를 원하는 동시에 그에 의하여 타락하기를 원하게 된다. 마이클 피트의 섹슈얼리티가 치명적인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사실 얼굴만 보면 마이클 피트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소년 중 한 사람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를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시킨 구스 반 산트나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은 이 남자애가 그저 예쁘장하기만 한 게 아니란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일단 그 기이한 옷차림만으로도 구스 반 산트나 존 카메론 미첼 같은 예술가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찢어진 검은 옷에 ‘$+ Love = 666'이라고 갈겨 쓴 낡아빠진 배낭을 메고 거리를 배회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폭탄보다 오르가슴이 낫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라고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선댄스 영화제에 나타나기도 했다. 말하자면 얼굴은 아름다운 소년이지만 하고 다니는 꼴을 보면 완전히 방종한 볼셰비키의 일원이다.

아무튼 그는 주로 더럽고 솔기가 터진 옷들을 좋아하는데, 그 옷차림이 사람들에게 말해준다. 뭔가 문제가 많고, 예민하고, 금방 무너져 내릴 것처럼 허약하고, 랭보의 손가락처럼 섬세하고 난폭한 어떤 것이 그에겐 있다고. 그 때문에 기자들은 기를 쓰고, 때로는 소설가까지 인터뷰어로 등장시켜 문제 투성이였던 그의 어두운 성장기를 들춰 내려고 애를 쓰고, 아카데미보다는 선댄스에서 더 환영받을 것 같은 비주류 영화 감독들은 앞을 다투어 그에게 문제적인 캐릭터를 맡기고 싶어 한다. 그 중 하나가 구스 반 산트가 연출하는 영화 <라스트 데이즈>에서의 커트 코베인 역할인데, 음악적 재능으로 보나 섹스 어필한 매력으로 보나 마이클 피트만큼 그 역할을 잘해낼 인물이 없어 보인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